미복귀 전공의 3개월 면허정지 행정예고(종합)
by이지현 기자
2024.03.05 12:16:24
사직 전공의 9909명…8983명 이탈
7000여명 행정처분 사전통지서 발송
3개월 면허 정지 시 전문의 면허 1년 지연
40개 대학 3401명 증원 신청…2000명만 증원 추진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3주째다. 정부는 3개월 면허정지 등 예정된 행정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전문의 시험을 앞둔 전공의들은 시험 응시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4일 오후 8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현장 및 서면점검 결과 사직전공의는 9909명이다. 신규 인턴을 제외한 레지던트 1~4년 차 9970명 점검 결과, 근무지 이탈자는 90% 수준인 8983명이었다.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계획에 반대하는 전공의와 수련의의 사직서 제출이 전국적으로 줄을 잇는 가운데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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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전날 상위 50개 병원의 현장을 방문해 전공의가 실제로 근무를 하고 있는 지 조사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 7000여명이 복귀하지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해 이들에게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순차 발송키로 했다.
남은 50개 병원에 대한 현장조사는 오늘 이뤄진다. 나머지 101번부터 221번 병원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현장점검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미복귀 전공의가 확인되면 행정예고를 한 후 의견 진술, 처분 등의 순서로 3개월 면허정지 수순을 밟을 계획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월 29일까지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해서는 3개월 면허 정지가 기본”이라며 “지금 인원이 많기 때문에 처음에 절차가 시작되는 거는 거의 동일 시점에 시작하지만, 나중에 처분이 나가는 결과는 개별적으로 상당히 차이가 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들이 3개월 면허 정지 처분을 받으면 전문의 면허 시험 통과가 1년 정도 늦어질 거라고 전망했다. 전문의 시험을 보려면 5월까지 수련기간을 채워야 한다. 그런데 2월에만 10일 가까이 근무현장에서 떠나있었고 5월까지라도 부족한 수련기간을 채워야 하는데, 3개월 정지처분을 받으면 이 기간을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박 차관은 “정해진 수련 기간을 채워야만 전문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거는 개별적으로 아마, 개별 전공의별로 사정들이 다양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의대생 휴학 신청은 전체 의대 재학생 수의 28.7%인 5401명이나 됐다. 동맹휴학이 허가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지만, 의대증원에 따른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반발은 지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직업적, 윤리적 책임을 망각하고 법적 의무조차 지키지 않은 무책임한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의사단체에서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고 하지만 ‘의사는 국민을 이길 수 없다’”며 “정부는 그간 의사의 반대에 가로막혀 개혁을 이룰 수 없었던 과거와 이러한 경험을 통해 굳어진 잘못된 인식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예정대로 2000명 증원을 추진한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이날 공개된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신청 결과 총 40개 대학에서 3401명의 증원을 신청했다. 서울 소재 8개 대학 365명, 경기·인천 소재 5개 대학 565명 등 수도권 13개 대학은 총 930명의 증원을 신청했다. 그 외 비수도권 27개 대학은 2471명의 증원을 신청했다.
정부는 각 대학의 제출 수요와 교육역량, 지역과 필수의료 지원의 필요성, 소규모 의과대학의 교육역량 강화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원 배정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2000명 이상 추가 증원은 계획하지 않았다.
박민수 차관은 “신청받은 게 3400명이 조금 넘었지만 그것은 개별 학교가 원하는, 어떻게 보면 최대치에 가까운 숫자일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는) 2000명이라고 하는 총 증원 범위 내에서 각 학교가 제출한 증원 규모를 고려하고 지역 필수의료에 도움되는 방향, 의료의 질을 확보하는 방향 등에 맞게 학교별로 배분하려 한다. 그래서 증원 규모는 2000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전공의가 없는 상황까지 고려해 중증, 응급환자 중심의 비상진료체계를 마련,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 전문의와 교수까지 집단행동에 동참할 가능성도 감안해 고려하고 있는 상태다. 박민수 2차관은 “최악의 상황까지 상정을 하고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로 구성하고 있다”면서도 “전임의는 지금 현장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재계약률이 많이 상당히 올라와 있다. 교수님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실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민수 차관은 “(전공의 등) 여러분의 요구조건이나 무엇이 받아들여지면 복귀하겠다 등은 협상의 자세가 아니다”며 “의사 본연의 자세로서 환자 곁에 돌아와 주시기를 다시 한번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의 목소리에 앞으로도 귀를 기울일 것이고 앞으로 수행할 의료개혁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해 나갈 때 여러분과 함께 상의해 나갈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 정책을 조금 더 튼실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고 또 국민에게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길이다. 조속히 현장에 복귀해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