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기관투자자 "그린본드 사전 평가·사후 보고 중요해질 것"
by조해영 기자
2021.11.30 14:32:46
한국투자공사-국제금융공사 ESG 콘퍼런스
ESG 테마 채권 발행 급증…"당분간 이어질 것"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한국투자공사(KIC)와 국민연금공단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앞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녹색채권(그린본드)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녹색채권 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팽창하는 상황을 지나 앞으로는 녹색채권에 따라붙는 평가와 보고가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진승호)가 30일 국제금융공사(IFC) 한국사무소(대표 류지연)와 공동 개최한 ‘ESG and Beyond: Creating Investment Opportunities’ 콘퍼런스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대양 KIC CIO, 진재영 MIGA 한국대표, 이동훈 한국수출입은행 자금시장단장, 제이슨 알포드(Jason AllFORD) World Bank 한국사무소장, 백승달 한국무역보험공사 부사장, 윤태식 기획재정부 차관보, 진승호 KIC 사장, 류지연 IFC 한국 대표, 김홍일 IFC Senior Advisor, 유창호 KIC CRO, 김용배 산림조합중앙회 CIO, 정지환 KIC COO, 서원주 공무원연금공단 CIO, 김병호 IFC Senior Advisor. [사진=KI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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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KIC와 국제금융공사(IFC) 주관으로 열린 ESG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은 녹색채권을 포함해 ESG 테마와 채권 발행이 최근 급격히 증가했고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데에 입을 모았다.
특히 코로나19 국면을 지나면서 녹색채권에 대한 발행자와 투자자의 관심이 구체화하면서 시장이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NN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NNIP)에 따르면 올해 세계 녹색채권 발행량은 4000억유로, 거래 규모는 1조유로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훈 KIC 미래전략본부장은 “그린본드가 사상 최대 발행량을 계속 경신하고 있고 발행주체고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최근 개별 기업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HSBC증권 서울 공동대표도 “2019년 이전에도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발행이 늘었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그린본드에 대한 구체적인 관심이나 프로젝트가 가속화됐다”고 전했다.
녹색채권 시장이 커지면서 기관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서 녹색채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900조원이 넘는 자산을 굴리는 국민연금의 정재영 해외채권실장은 “국민연금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린본드 비중이 BM(벤치마크) 대비 오버한 상태”라며 “최근 발행이 워낙 활발하고 국민연금이 신규 마켓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IC 역시 현재 BM의 1% 수준인 그린본드 비중이 3년 내에 5%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경택 KIC 채권운용실장은 “최근에는 팬데믹 전후로 실업자 보조를 위한 기금 등이 설립되면서 소셜본드 발행도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ESG가 자본시장 전반에서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그린 워싱’ 우려도 꾸준히 제기된다. 컨퍼런스 참석자들은 녹색채권의 경우 사전 인증과 사후 보고의 객관성, 공정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영 실장은 “기업이 제공하는 공시정보가 아직 부족한 상태고 ESG 평가기관의 평가 역시 정교하지 못해 신뢰성이 부족하다”며 “ESG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운용사와 투자기관이 ESG 요소를 투자의사결정에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ESG 평가나 공시도 개선되고 있고 채권에서 ESG 요소를 반영하는 방식도 활성화, 정교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공동대표는 “기존 채권은 이자와 원금 지급이 사후관리라면 그린본드는 자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고, 어떤 임팩트를 줬는지를 투자자에게 보고한다는 차이가 있다”며 “사후 보고를 잘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앞으로 가장 신경을 써야 할 지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