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中 위구르족 박해받아" 첫 언급에…中 "근거 없다" 반발

by조민정 기자
2020.11.25 11:14:56

신간에서 로힝야족·위구르족·야지디족 등 언급
전문가 "바티칸의 中주교임명권 연장에 따른 것"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사진=AFP)
[이데일리 조민정 인턴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로 발간한 책에서 위구르족을 ‘박해받은 민족’이라고 표현해 중국이 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신간 ‘렛 어스 드림’(Let Us Dream: The Path to A Better)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항상 마음에 머물러 있고 기도 내용에 있는 민족 중 하나로 “불쌍한 위구르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나는 종종 박해받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로힝야족과 불쌍한 위구르족, 야지디족이다. 또한 이슬람국가(IS)의 폭탄으로 교회에서 기도하다가 살해당한 이집트·파키스탄의 기독교인도 있다”고 말했다.

그간 교황이 로힝야족·야지디족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위구르족 등 중국의 인권 탄압과 관련해 언급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위구르족은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살고 있는 이슬람 소수민족으로 그간 중국 정부가 이들의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는 보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등에 따르면 중국은 신장 자치구 내 대규모 강제수용소에는 100만명이 넘는 위구르족이 구금돼 있다고 한다. 이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계속해서 부인하고 있다.



그간 교황이 중국 내 소수민족 탄압에 대한 언급을 꺼려온 건 중국 정부와 주교 임명에 관한 협정을 연장하는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공산 정권을 수립한 뒤 1951년부터 바티칸과의 관계를 단절했으나, 지난 2018년 교황청과 맺은 협정을 계기로 관계 개선의 초석을 다졌다. 협정에는 교황청은 중국 정부가 임명한 주교 7명을 승인하는 대신 중국 정부는 교황을 세계 가톨릭교회의 최고 지도자로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교황청은 이 협정의 연장을 위해 위구르족 등에 대한 언급을 피해왔으며, 결국 해당 협정은 지난달 공식적으로 2년 연장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교황의 언급은 근거가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일관되게 소수민족의 합법 권익을 보호한다”고 주장하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현재 신장에서 각 민족은 생존권과 발전권을 충분히 누리고 있고 종교와 신앙의 자유는 법에 따라 보장받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