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역 환기 설비 고장 수학으로 예측·분석한다

by이연호 기자
2019.07.01 11:04:09

수리硏, 서울 지하철역 공조기 부품 이상 자동 감지 모델 개발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이하 수리연)와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는 ‘서울 지하철역 기계장비 고장 예지 알고리즘 개발’의 공동 연구를 통해 지하철 역사 내 다양한 공조기에 적용 가능한 주요 부품 이상 자동 감지 모델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공사는 지하철 역사마다 설치된 공조기, 승강기 등 기계장비의 이상 데이터 발생 시 이를 자동으로 알려줘 사전에 고장을 예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SAMBA’를 지난 2015년부터 운영 중이다.

SAMBA(Smart Automatic Mechanical Big data Analysis System·기계설비 자동제어 빅데이터 분석프로그램)는 지하철 역사에 설치된 기계장비의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통해 수집된 상태정보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 포착 시 이를 알려주고 정비를 지시함으로써 고장 예방 및 불필요한 정비 소요를 방지하기 위해 개발된 프로그램이다.

지하철 환기 설비는 역사의 냉방과 쾌적한 내부 공기를 책임지는 중요한 설비지만 최근 들어 장비의 노후화로 인해 고장 빈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많은 유지관리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이에 공사 측은 환기설비의 효율적인 제어와 유지 관리를 위해 수학적 데이터 분석 방법 개발 등에 관한 산업수학 문제를 지난해 5월 수리연에 의뢰했다. 이후 양 기관은 환기 설비 이상 작동 감지 및 예지 모델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해 왔다.

수리연 연구진은 지하철 환기실의 공조기(송풍기)에서 수집되는 전류데이터와 실제 부품 교체 날짜를 활용해 부품의 상태와 조건에 대한 패턴 분석을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공조기 주요 부품인 V벨트와 베어링 부품의 이상 상태 정도를 감지해 교체 필요 여부를 확률적으로 판단하는 딥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또 해당 모델을 공사 측이 관리하고 있는 전체 지하철역 내 8000여 대의 공조기 모터에 적용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부품의 이상 상태를 분류하고 딥러닝 모델을 생성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모델을 노원역, 건대입구역 등 서울 지하철 역사 내 공조기 V벨트 7장비와 베어링 5장비에 실제 적용해 이상 상태 감지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평균 95% 이상의 정확도를 얻을 수 있었다.

양측은 이후 추가적인 후속 검증 절차를 진행한 후 해당 모델을 SAMBA 시스템에 탑재해 서울시 지하철 전 역사에 적용할 계획이다.

공사 측은 대형 고장의 원인이 되는 노후화된 축과 임펠러 등의 공조기 소모 부품을 최적기에 교체함으로써 유지관리 비용 감소와 지하철 환기 설비의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해 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지하철 역사 내 쾌적한 공기질 유지를 통해 이용 고객의 만족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순영 수리연 소장은 “이번 서울교통공사와의 공동 연구 결과는 산업수학이 산업 분야 뿐 아니라 공공의 영역까지 확대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