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추진계획]조선 빅3, 최악 대비해 총 16조원대 대책 세웠다

by성문재 기자
2016.06.08 12:37:04

총 10조원대 규모 자구안 확정..본격 이행
수주 부진 장기화 시 별도의 비상대책 가동
인건비 줄이고 非핵심자산 매각..본업 강화

대우조선해양 거제 조선소 서문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국내 조선 빅3가 총 10조원대 규모 자구안을 확정하고 본격 이행에 들어간다. 수주 부진이 장기화하는 등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경우 조선 빅3 자구안 규모는 16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총 5조3000억원, 현대중공업(009540)은 3조5000억원, 삼성중공업(010140)은 1조5000억원 규모의 경영개선 계획을 마련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10월 1조8500억원 규모 자구계획을 선제적으로 발표했지만 과거 수주 실적 대비 50~70% 수주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3조45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추가했다.

지난 2014년 9월 새 경영진 취임 이후 3조9000억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펼쳐온 현대중공업은 지난 1분기 10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오는 2018년까지 총 3조5000억원 규모 경영개선을 위한 계획을 마련했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경쟁력 제고를 위해 보다 강도높은 경영합리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중공업은 불황에도 견딜 수 있는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 하에 2018년까지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 계획을 실행하기로 했다.

빅3는 우선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 감축에 나선다.

대우조선은 직영 인력을 2020년까지 20% 이상 줄이고 임직원 임금 20% 반납을 실시함으로써 직영인건비를 30% 이상 절감한다. 또 조선업계 최초로 성과연봉제(사무기술직)와 직무급제(생산직)를 도입한다. 이익이 날 경우에만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다.

현대중공업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생산직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지난 3일 마감 결과 생산직 490명 등 1660명 가량이 신청했다. 여기에 연장근로 폐지와 연월차 소진 등을 더해 연간 8500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상시 희망퇴직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등 인력구조를 핵심역량 중심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현금성 복리후생 비용과 각종 행사비 등도 절감해 2018년까지 약 9000억원의 비용절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우조선은 국내외 자회사 14개를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두 매각한다. 서울 본사를 옥포로 즉시 이전하는 한편 플로팅 도크 2기 매각 등 생산능력의 30%를 축소한다. 모든 비영업용 자산은 신속히 정리하고 조선업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수선 사업부문은 물적분할해 자회사화한 뒤 전략적 투자자 유치 또는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유동성을 조달한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차(005380)와 KCC(002380) 등 보유주식과 매출채권, 부동산, 현대아반시스 지분 등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1조5000억원을 마련한다. 일부 제품사업의 분사 후 지분매각, 계열사 재편 등 사업조정을 통해서는 1조1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생산에 직결되지 않는 자산은 전량 매각한다는 원칙 아래 거제호텔과 산청연수소, 판교R&D센터, 유가증권 등을 매각한다. 이미 매각한 자산 1500억원을 더하면 자산 매각으로 총 55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또 내년 이후 생산량 감소로 인해 가동이 중단되는 잉여 생산설비는 용도 전환과 외부 임대 등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조선 빅3는 업황이 예상보다 안 좋을 경우를 대비한 비상대책도 준비하고 있다. 저유가 기조 장기화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규 수주가 저조한 상황에서 상당 기간 신규 수주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신규 수주가 안 될 경우 선수금 유입을 통한 유동성 조달에 애로가 발생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가동률 하락으로 수익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대우조선은 수주 부진 장기화 등 최악의 경영상황이 계속될 경우를 대비해 자구안과 별도로 2조원 가량의 비상대응방안을 마련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3조6000억원 규모의 비상계획을 고려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재무상황으로는 즉각적인 증자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불확실한 경영 여건에 선제 대응하는 차원에서 유상증자를 추진키로 했다. 증자 규모와 시기 등은 현재 진행 중인 경영진단 결과와 회사의 자금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이사회에서 정관변경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하는 등 증자에 필요한 사전 작업을 이달부터 착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