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로 밝힌 베이징의 가을 저녁…“한·중 소통” 다짐

by이명철 기자
2024.09.26 11:05:01

주중한국대사관, 개천절·국군의날 리셉션 개최
韓 정재호 “상호존중”·中 쑨웨이둥 “교류·협력”
자동차·전자제품서 K푸드까지 한국기업들 참여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는 한·중 관계와 관련해 “상호존중을 위해 세심한 주의와 노력이 필요하고 어려운 때도 소통 채널을 닫지 않고 유지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중국 베이징 주중대사 관저에서 열린 개천절·국군의날 리셉션에서 참석자들이 K푸드 체험&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정 대사는 지난 25일 중국 베이징 주중대사 관저에서 열린 개천절·국군의날 리셉션에서 인사말을 통해 “수교 32주년을 맞아 이웃이자 친구이고 파트너인 한중 간에는 무엇보다도 상호존중의 마음이 중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 대사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한국과 중국은 고위급 교류 모멘텀을 잘 유지하고 있다”며 202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지난해 9월 한덕수 국무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회담, 올해 5월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 회담을 언급했다.

이날 리셉션은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중국 정부 대표자로 리셉션에 참석했다. 쑨 부부장은 “최근 2년 동안 중한 관계는 약간의 곡절을 겪었으나 양국의 우호·협력이라는 큰 방향은 변하지도 않았고 변해서도 안 된다”며 “중국은 계속해 개방·포용의 자세로 한국과 협력 공간을 확장하고 교류·협력을 심화하면서 상호 성취와 공동 발전, 양국 인민에 혜택 주기를 계속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리셉션은 주중대사관이 개천절과 국군의날을 기념해 매년 연례행사다. 주중대사관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중국 주재 외교관들과 무관(군인), 한국 교민 등 약 1000명이 참석했다.

주중대사 관저 입구를 지나 행사가 열린 중앙무대로 가는 길 양쪽에는 한국 기업들의 전시관이 자리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중앙무대 왼쪽에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준비한 한국 전통술 체험장을 비롯해 아워홈의 밀키트, 불닭볶음면 같은 면 제품을 시식하는 자리가 마련돼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옆에는 풀무원, 정관장, 오뚜기, 농심 등이 K푸드를 홍보하는 부스도 위치했다.

중앙무대로 가는 길에는 삼성전자, 현대차, CJ 등 대기업들의 전시관이 자리했다.

삼성전자는 전자제품들을 전시했고 현대차 전시관에는 제네시스 G90 한 대를 들여와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CJ는 한식 브랜드인 비비고 시식 행사와 함께 CJ ENM(035760)의 ‘마마 어워즈’ 상영 및 K콘텐츠 촬영 무대를 꾸몄다.

전시관 한편에는 행사 참석자들이 직접 K뷰티 제품으로 메이크업을 한 후 ‘인생네컷’과 같은 스티커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체험 부스를 조성하기도 했다.

한·중 관계가 경색된 국면인 와중에 주중대사관이 개최한 행사를 통해 한국 문화를 좀 더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날 전시관에서 일하고 있던 한 한국기업 직원은 “매년 대사관의 리셉션이 열릴 때마다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중국을 비롯한 외국인들 관심이 많은 편이고 종종 실제 제품 문의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25일 주중한국대사관저에서 열린 리셉션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