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출신 스타트업 대표들, 원희룡 장관과 규제혁파 논의
by김성진 기자
2023.04.04 14:18:24
국토부, 서울 서초동 창업 공간서 ‘커피챗’ 행사
현대차 출신 창업자 10여명 참여...“규제 개선 필요”
현대차그룹, 지금껏 총 30개 사내 스타트업 분사
‘제로원 컴퍼니빌더’ 선정 시 최대 3억원 지원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그룹 출신의 신생기업(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불필요한 규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현대차그룹은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국토부가 주관하는 ‘스타트업 커피챗’에 동참해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현대차그룹은 2003년부터 올해까지 총 30개의 스타트업을 분사시키며 스타트업 육성에 힘써왔다.
현대차그룹은 4일 서울 서초동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열린 ‘스타트업 커피챗 시즌2’ 첫 행사에 임직원 출신 창업자 10여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커피챗은 국토부 장관 및 실무진이 청년 창업자와 만나 이른 아침 커피를 마시며 규제 개선을 논의하는 신개념 간담회다. 커피챗 시즌 1은 지난해 7월 시작해 올 1월까지 총 8차례 열렸다.
| 현대차그룹에서 분사한 스타트업 ‘모빈’의 자율주행 로봇(사진 왼쪽)이 원희룡 국토부 장관(오른쪽 둘째)을 비롯한 무대 참석자에게 커피를 전달하고 있다. 원 장관 왼쪽은 디폰 이성우 대표, 오른쪽은 모빈 최진 대표.(사진=현대차그룹.) |
|
이번 간담회에는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 창업자 또는 최근 독립한 신진 창업자가 주로 참석했다.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에 최적화한 자율주행 배송 로봇을 개발 중인 ‘모빈(MOBINN)’의 최진 대표, 햇빛 양을 이용자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윈도우 필름을 개발한 ‘디폰(Difon)’ 이성우 대표 등이 창업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최진 모빈 대표는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 중인데 실제 개발 과정에서는 이런저런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게 현실”이라며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하면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현대차그룹 기술연구소(남양연구소)에서 차량 엔진을 개발하다가 2020년 10월 사내 예비창업자로 선발됐다. 모빈은 지난해 12월 현대차에서 분사했다.
| 현대차그룹 출신 창업자들과 원희룡 국토부 장관(왼쪽 윗줄 넷째)이 4일(화) 오전 서울 서초동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열린 ‘스타트업 커피챗 시즌2’ 직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
|
이성우 디폰 대표는 “스마트 윈도우는 열 차단, 발열량 조절 등을 통해 냉·난방 에너지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며 “친환경 탄소중립 성장에도 부합하는 만큼 앞으로 정부 지원이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양연구소에서 전자제어 담당 연구원으로 일했던 이 대표는 2019년 현대차그룹 사내 예비창업자로 뽑혔고, 2021년 6월 분사해 현재 직원 수를 10명까지 늘렸다.
현대차그룹은 임직원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립까지 지원하고 있다. 2000년 4월 시작한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벤처플라자’는 2년 전인 2021년 ‘제로원 컴퍼니빌더’로 확대 개편했다.
현대차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플랫폼인 ‘제로원’과 브랜드를 통일하고 전도유망한 사내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 위해서다. 선발 범위도 모빌리티 시대에 걸맞게 자동차뿐 아니라 로보틱스, 인공지능(AI), 배터리 등으로 넓혔다.
제로원 컴퍼니빌더로 선정한 스타트업에는 개발비로 최대 3억원을 지원한다. 이들은 1년 간의 제품서비스 개발 및 사업화 기간을 거친 뒤 독립 기업으로 분사 또는 사내 사업화 여부를 회사와 함께 결정한다. 신진 창업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분사 후 3년까지 재입사도 가능하게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금까지 총 76개 스타트업을 선발 육성했고 이중 30개 사내 스타트업이 독립해 분사했다. 올 3월에도 사내 유망 스타트업 4곳이 독립했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스타트업을 배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