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디지털 트윈' 도전장…"사우디 네옴시티 수주 야심"

by김국배 기자
2022.11.23 14:03:38

채선주 ESG 정책대표 등 지난 6일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빠르고 저렴하게' 디지털 트윈 구축
강상철 네이버랩스 책임리더 "네옴시티, 네이버 솔루션 활용될 부분 많아"
"자율주행, 로봇 등 연계 강점"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네이버(035420)가 디지털 트윈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로봇과 공존하는 ‘1784’ 사옥 안에서 쌓은 기술력을 밖으로 가지고 나가는 것이다. 공식 사업비만 5000억달러(약 662조원)에 달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수주에 대한 야심도 드러냈다.

최근 사우디를 방문한 강상철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23일 네이버 2사옥 1784에서 열린 ‘테크 포럼’ 행사에서 “사우디 네옴시티 같은 경우 아직 굉장히 초기 단계지만 그런 미래 스마트시티에 네이버 솔루션이 활용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자율주행이나 로봇 등 서비스까지 연계할 수 있다는 게 네이버가 가진 디지털 트윈 기술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트윈 기술은 현실 공간의 서비스와 연결되는 부분이 굉장히 많다”며 “예를 들면 로봇 배달 서비스를 하려면 물건을 주문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야 하는데 네이버는 다양한 백엔드 서비스를 보유한 것도 강점”이라고 했다.

(왼쪽부터) 윤규환 네이버클라우드 디지털컨버전스상품기획 리더, 이동환 네이버랩스 책임리더, 백종윤 네이버랩스 책임리더


앞서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와 강상철 책임 리더,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상무 등은 지난 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한·사우디 혁신 로드쇼’에 참가했다. 네옴시티 등 수주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ICT·건설·원전·방산 등 22개사로 구성된 ‘원팀 코리아’가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에게 기술력을 선보이는 자리에 동행한 것이다.



강 책임리더는 “디지털 트윈에 대해 질문이 많았다. 어디에 쓸 수 있고, 어느 업체와 협력할 수 있는지 등을 물었다”면서 “초기 단계지만 네이버 솔루션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구체적 내용은 협의해야 한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세상을 디지털 환경에 복제하는 것이다.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도시 계획이나 환경 변화에 따른 시뮬레이션 등 스마트 시티에 사용될 수 있다. 네이버는 29개층의 1784에서 100대 이상의 로봇을 운영하며 디지털 트윈 기술을 쌓았다. 서울시의 ‘S-맵’ 프로젝트에도 네이버의 디지털 트윈 기술이 들어갔다. 이날 쇼핑몰, 공항 등 대규모 공간을 디지털 트윈으로 만들 수 있는 ‘아크아이(ARC eye)’ 솔루션을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출시하기도 했다.

백종윤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1784 규모 정도의 대단위로 (디지털 트윈을) 실제 구현한 사례는 많지 않다”며 “대단위 지역을 빠르게 스캔해서 구축하고, 그 데이터를 로봇이나 자율주행에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하는 게 네이버의 독창적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강상철 책임 리더도 “싱가포르는 수작업으로 디지털 트윈(버추얼 싱가포르)을 구축하면서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렸고, 비용도 700억원이 들었다고 한다”며 “네이버 솔루션을 사용하면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훨씬 저렴하게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동환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디지털 트윈 기술에 대해 다양한 기회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네옴시티에 네이버의 기술이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