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500X 카카오 택시 일일 기사 체험, 브랜드와 승객 모두가 만족한 카카오 택시 마케팅

by김학수 기자
2016.12.13 11:14:12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국민 모바일 메신저롤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는 ‘카카오톡’은 단순히 메신저 외에도 쇼핑과 금융 그리고 택시와 같은 다양한 O2O 서비스를 통해 우리의 삶에 녹아 들고 있다. 덕분에 카카오의 다양한 O2O는 브랜드들의 다양한 홍보, 마케팅 활동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고, FCA 코리아 역시 카카오 택시를 활용한 브랜드 홍보에 나섰다.

최근 폭스바겐과 쉐보레 그리고 피아트가 자사의 차량을 카카오 택시에 투입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자사의 차량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시장이 아닌 일상에서 차량을 만날 수 있고 도심 속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차량을 선보일 수 있어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피아트 500X에 대한 대중들의 생각이 궁금해 FCA 코리아 측에 ‘일일 카카오 택시 드라이버’를 자처했다. FCA 코리아 측에서는 “정말 하실 수 있으시겠어요?”라는 질문을 덧붙이며 일정을 조율하고 ‘정말 드라이버 체험’을 확정했다.



기자와 함께 하루 동안 함께 하기로 한 차량은 바로 ‘피아트 500X’였다. 피아트 브랜드를 대표하는 소형차 ‘500(친퀘첸토)’를 기반으로 한 이 차량은 500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체격을 키우고, 지상고를 높인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택시로 변신한 만큼 노란색 차체와 택시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한 데칼을 추가했다.

4,270mm에 이르는 전장과 각각 1,795mm와 1,620mm에 이르는 전폭과 전고 그리고 2,570mm의 휠 베이스 등 다양한 수치들은 500X이 막연히 작은 존재는 아님을 증명한다. 여기에 높아진 지상고와 플라스틱 보호 가드 등은 500이라는 아이코닉 모델의 SUV으로의 변신을 완성하며 말 그대로 ‘감각적인 소형 SUV’의 모습을 담아냈다.

전면 디자인이나 측면 디자인 그리고 후면 디자인은 더욱 커진 차체가 눈에 들어오지만 여전히 피아트 500이 가진 고유한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실내 공간 역시 기존 500의 감성에 여유를 더한 방식으로 표현하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함께 소형 크로스 오버 모델이 갖춰야 할 자격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한편 보닛 아래에는 2.0L 멀티젯 2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이 엔진은 지프 레니게이드에 적용된 것과 같은 엔진으로 140마력과 35.6kg.m의 토크를 낸다. 여기에 9단 자동 변속기와 온로드 드라이빙을 지향하는 사륜 구동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에 출력을 전달한다.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12.2km/L로 시선을 집중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한 편이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되는 일정이지만 카카오 택시 드라이버 및 관련 사전 교육이 필요해 조금 더 일찍 FCA 코리아를 찾았다. FCA 코리아의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카카오 택시 드라이버 일일 체험을 위한 사전 교육을 받았다.

교육 내용은 명료하면서도 그 목적이 명확했다. 교육 내용은 카카오 택시 드라이버로서 주의해야 할 안전 및 윤리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으며 차량 운영 전반에 걸친 주의 사항 및 카카오 택시 드라이버용 어플리케이션 사용 방법 등을 배웠다. 여기에 FCA 코리아가 카카오 택시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한 선물을 전달하는 방법까지도 고육을 받았다.

한 시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이어진 교육이 끝난 후 FCA 코리아의 관계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직원들의 표정이 ‘불안감과 근심’이 가득한 것 같았지만 이미 바퀴는 돌기 시작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콜 대기’를 활성화시켜 첫 손님의 콜을 기다렸다.



첫 번째 콜이 들어왔다. 첫 번째 콜은 역삼의 한 병원에서 을지병원 사거리 인근까지 이동하는 약 3km 가량의 업무였다. 지천명에 이른 듯한 점잖은 신사 한 분이 차량에 올랐다. 피아트 500X의 독특함 때문일까? “이게 제가 부른 택시가 맞나요?”라는 질문이 있었다.

오래 전부터 유럽에 거주하면서 사업을 하고 있는 신사께서는 “업무 관련으로 한국을 찾았다”며 “살면서 복권이나 주식을 해본 적이 없고, 이벤트 같은 것도 많이 해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당첨된 적은 처음”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차량을 둘러보며 “내 나이 또래가 타긴 어려워도 젊은 부부나 젊은 엄마들이 타고 다니기 좋을 것 같다”라며 차량 브로셔를 챙기는 모습이었다.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콜도 이벤트를 처음 경험하는 고객들과의 만남이었다. 언주역 인근에서 만난 두 번째 손님은 삼성역 인근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는 길이었다. 광고 등의 에이전트 업체에 근무한다는 그녀는 “이쪽 일(광고, 마케팅 등)을 하다 보면 이벤트를 진행하는 적은 있어도 당첨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라며 웃었다.

그녀는 “이런 택시 이벤트는 무척 재미있는 이벤트인 것 같다”라며 “브랜드들이 ‘고객들과의 접점’을 부담 없이 만들 수 있는 것 같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물론 “피아트 500X는 처음 타보는데 독특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라며 “차량도 매력적이지만 뒷좌석에 있는 라이언 인형도 이 이벤트를 경험하는 고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세 번째 고객은 다소 부끄러움이 많은 듯한 30대 남성 직장인이었다. 수서에서 출발한 이후 대치역에 도착하는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그 역시 “남자 입장에서는 작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여성 운전자에게 큰 매력을 어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하며 “이런 이벤트에 처음 당첨되었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한편 예상하지 못한 만남도 있었다. 두 번째 고객의 목적지에 도착한 후 삼성역 방향으로 나오는 길에는 국내 연예기획사인 알스컴퍼니(R’s Company) 건물을 지나게 됐다. 국내 모터스포츠에서 화발한 활동을 하는 류시원 감독이 이끄는 팀 106의 서울 사무실이기도 하다. 택시와 피아트 직원처럼 옷을 입은 기자를 보고는 팀 106의 한 관계자는 “지금 뭐하고 있는 거에요?”라는 질문과 의미 모를 미소를 받았다.



처음 예상으로는 오전이 무척 바쁘고, 점심 시간에는 여유로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점심 시간부터 콜과 콜 사이의 간격이 점점 줄어들었다. 점심은 조금 늦게 먹기로 결정하고, 주유소에서 스트레칭을 한 번 한 후 주행을 이어가기로 했다.

곧바로 강남구청 인근에서 손님이 택시를 찾았다. 시동을 걸고 곧바로 이동하니 40대 여성 한 분이 많은 짐과 함께 피아트 500X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 이벤트에 대해 설명을 하고 짐을 차량에 적재하고 목적지인 압구정 로데오 거리로 향했다.

이 여성분은 “피아트 500X는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앙증 맞고 귀여운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라며 “여자들에게 많은 인기가 있을 것 같고, 또 겉보기 보다 실내 공간이 넓어서 매력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카카오 택시를 평소에 많이 이용한다고 말하며 “이렇게 자동차를 경험하는 이벤트가 재미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곧바로 이어진 콜, 청담초등학교에서 JW 메리어트 호텔까지 가는 코스였다. 전화를 통해 “네 명이 탈 건데.. 피아트로 괜찮을까요?”라는 질문에 “아마 가능할 것 같아요”라고 말하고는 청담초등학교를 향해 갔다. 그 곳에는 20~30대 여성 네 분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들 노란색 피아트 500X와 안전벨트를 매고 있는 라이언 인형을 보며 즐거워했다.



기자를 포함 다섯 명이 피아트 500X를 타고 JW 메리어트 호텔을 향해 움직였다. 지각하게 될 것 같다는 이야기에 디젤 엔진의 토크를 충분히 활용하고 싶었지만 도로 흐름이 막히는 것 때문에 결국 지각을 면치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처음에는 라이언 인형과 사진을 찍던 여성분들은 어느새 자동차를 살펴보며 피아트 500X의 컬러 조합과 소형 SUV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질문, 그리고 가격을 물어보았다. 한 여성분은 ‘MINI’ 브랜드와의 직접적인 비교를 물어보기도 했다.



정신 없이 점심 시간을 보낸 후 잠시 쉴 수 있을까 싶었지만 콜은 점심 시간 이후로도 멈추지 않았다. 강남역 인근의 한 오피스텔에서 가로수길 가는 콜이 들어왔다. 20대 초반의 여성은 이벤트 당첨을 즐거워하며 택시를 타는 내내 즐거운 비명과 발랄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이렇게 예쁜 차를 처음 타본다”며 열심히 사진을 찍는 모습이었다.

가로수길까지의 주행을 마친 후, 곧바로 금호동에서 콜이 들어왔다. 일일 드라이버를 하며 처음으로 한강을 건너 강북으로 가는 콜이라 왠지 기대감이 컸다. 콜 장소로 가니 패션 칼럼 및 패션 관련 활동을 펼치고 있는 송루아 디렉터를 만날 수 있었다. 송루아 디렉터는 “어제 지인이 피아트 택시를 탔다고 즐거워했는데 오늘은 직접 이벤트에 당첨되어 무척 기쁘다”라며 피아트 500X를 반겼다.

송루아 디렉터와는 피아트 500X에 대한 디자인과 패션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피아트가 패션 브랜드들과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펼치고 있다는 설명에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들과의 콜라보레이션도 무척 좋을 것 같다”라며 “디자인이 돋보이는 차량이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 같다”라며 피아트 500X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송루아 디렉터와 헤어진 후, 인근에서 새로운 콜을 받았다. 가까운 거리라 곧바로 새로운 손님을 만날 수 있었다. 20~30대 여성으로 보이는 두 명의 손님들은 피아트 500X과 라이어 인형에 즐거운 표정을 짓고, 차량 내에 비치된 피아트 500X 브로서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리고는 “시승해볼 수 있나요?”라며 차량에 있는 시승 신청서를 작성했다.



오후가 지나며 콜 취소가 빈번해지기 시작했다. 청담, 삼성동의 도로 교통량이 늘어난 탓에 택시를 기다리다 취소를 하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아.. 취소했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두 번, 세 번 취소 횟수가 늘어나면서 점점 괴로워졌다.

어느새 드라이버 체험에 너무나 심취하게 된 건 아닌가 싶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커진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기분 전환도 할 겸 청담역 근처에 잠시 차량을 세우고 라면 한 그릇으로 허기를 달랬다.



이번 드라이버 체험을 하며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다’라는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정체가 심하다’라는 첨언을 들었다. 예상은 했지만 정체는 극심했다. 덕분에 논현에서 삼성 인근을 가는 한 일행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 그 때의 상황이었다.

오후 5시를 지나니 해도 많이 졌고, 정체는 더욱 심해졌다. 선정릉 근처에서 학동을 가는 콜이 들어와 10여 분을 이동해 간신히 30대 여성 손님과 만날 수 있었다. 피아트 500X에 탄 손님은 라이언 인형과 셀카를 찍고, 차량에 대해 많은 질문을 건넸다. 정체 덕분에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할 수 있던 덕에 소형 SUV에 대한 이야기나 피아트, 500X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손님은 차량의 가격을 물어보고는 “너무 큰 차는 강남권에서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데 피아트 500X는 적당한 크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실용성이나 디자인 등 매력이 많은 것 같다”며 시승 신청서를 작성했다. 그리고는 목적지에서 500X를 사진으로 담으며 “이벤트 덕분에 재미있게 왔다”며 인사를 건넸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6시에 가까워졌다. 체험을 마치고 차량 반납을 하려던 차에 콜이 들어왔다. 을지병원 인근에서 매봉역을 가는 콜, 멀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고민 끝에 오늘의 마지막 주행으로 결정했고, 콜을 받았다. 을지병원 인근에 도착해보니 교복을 입은 한 커플을 만날 수 있었다. 이벤트 당첨이 진짜냐며 묻고는 환한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며 차량에 타는 모습에 괜스레 미소가 나왔다.

치과 진료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라는 원유석(17), 김사랑(15) 커플은 피아트 500X와 자동차에 대한 질문을 잠시 하다 최근 국내에서 가장 큰 이슈인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농단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다른 건 몰라도 입시 문제는 학생 입장으로는 좋게 보기 어렵다”고 말하며 “빨리 좋은 방향으로 정리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한편 자동차에 관심이 많다는 김사랑 양은 “평소에 자동차를 무척 좋아하는데 이벤트를 통해서 이렇게 예쁜 자동차를 경험할 수 있어서 무척 즐거웠다”며 “오늘 이벤트 당첨이 무척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 커플은 매봉역에 도착했을 때에도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하며 차량에서 내렸다.



FCA 코리아로 돌아와 차량을 반납하고 일일 체험을 끝냈다.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하루의 이을 정리해보았다. 11시부터 6시까지, 정확히는 6시 40분까지 7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총 열 두 번의 손님들을 만났고 피아트 500X에 대한, 자동차와 이벤트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피아트 500X가 작은 차량이지만 디자인 부분에서는 무척 만족스럽고, 생각보다 공간 실용성 부분에서 우수한 것 같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여성 고객들의 높은 호응을 느낄 수 있어, 향후 피아트가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활동이 이어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덧붙여 고객 대부분이 피아트 브랜드에 대해 잘 모르는 모습이었는데,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한 홍보 활동도 이어지면 좋을 것 같았다.



오랜 시간 피아트 500X와 주행을 하며 느낀 건 ‘다루기 좋다’라는 것이었다. 우선 장점을 이야기 한다면 콤팩트한 스티어링 휠과 빠른 조향 반응, 탄탄한 감성의 하체 세팅을 통해 경쾌한 드라이빙 감각을 선보였고, 소형 SUV로서 나쁘지 않은 공간 실용성을 과시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분명 피아트 500X의 주요 강점으로 뽑을 수 있다.

게다가 손님들은 물론 주변의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독특한 디자인은 피아트 500X에게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었다. 다만 운전자 입장에서는 역시 디젤 엔진이 마음에 걸렸다. 특히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이나 소음은 정차 시에 스트레스로 느껴졌다.

드라이버 체험이 끝나고 ‘무척 즐거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택시 기사들이 가장 힘들다던 ‘사납금’과 차량 유지에 대한 부담이 없는 일일 체험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즐거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자동차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는 건 분명 즐거운 일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