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이자지급법`, 美상원 법안심사 또 연기…연내입법 안갯속
by이정훈 기자
2026.04.22 07:29:42
핵심 협상가 틸리스 상원의원, 같은 당 은행위원장에 5월로 심사 연기 요청
이자지급 여부 둘러싼 절충안에 또 은행권 반발…백악관의 은행 비판도 한몫
예측시장선 "연내 법안 통과할 것" 찬성 비율 45%로 3개월 만에 최저 추락
리플 갈링하우스 CEO도 법안통과 시점 전망 늦추며 "이전보다 덜...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은행들과 디지털자산업계 간 이해 다툼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이자지급 여부를 가늠할 디지털자산 시장구조법, 일명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에 대한 상원 상임위원회 법안심사(markup)가 다음달로 또 연기될 전망이다. 이에 연내 법안 입법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을 종합하면 클래리티 법안을 두고 양측 간의 절충안 합의를 이끌고 있는 핵심 협상가인 톰 틸리스(공화·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모두를 (법안 절충안 합의에) 참여시키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은행위원회의 법안 심사 일정을 이달에서 다음달로 늦출 것을 권고했다.
틸리스 의원은 “내게는 일을 서두르지 않고, 모두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가 무엇을 받아들이는지에 대해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같은 당의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 은행위원장에게 4월이 아니라 5월에 법안 심사를 진행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 법안은 당초 4월 마지막 주에 다시 한 번 법안 심사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은행업계가 상원 은행위원회 일부 위원들에게 접촉해 최신 스테이블코인 이자 수익 합의안에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여기에 백악관이 은행들을 “탐욕스럽다”고 비판하면서, 그 여파로 예정된 법안 심사 일정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실제 소관 상임위원회의 법안 심사 일정이 5월로 밀리면서, 의원들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
연기 소식이 전해진 뒤 시장은 이 법안이 올해 안에 법으로 제정될 가능성을 빠르게 다시 반영했다.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에 따르면, 법안 통과 가능성은 즉시 45%까지 떨어지며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 고점이었던 82%와 비교하면, 현재의 통과 확률은 이 법안의 향후 진로에 대해 시장이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은행권이 스테이블코인 이자 수익 문제를 두고 추가로 버티기에 나설 경우, 법안 심사는 더 늦춰지고 법안 처리는 2027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은행위원회 법안 심사 이후에도 표결이 이뤄져야 하고, 이후 본회의 상원 표결에서는 최소 60표 이상이 찬성해야 해 민주당 의원들이 의미있는 지지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후에도 농업위원회 법안과의 조율, 작년 하원을 통과한 법안과의 조정, 대통령 서명 등 줄줄이 추가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불행히도 디지털자산 업계는 업계 친화적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지금의 기회를 놓칠 여유가 없다. 11월 선거 이후에는 상황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디지털자산업계 로비 단체인 디지털 체임버(The Digital Chamber)는 상원 은행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우리는 위원회가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심사 일정을 잡고, 이 작업을 투명하고 신중하며 초당적인 방식으로 계속 진행해 주기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압박했다.
디지털 체임버의 정부업무 담당 이사 테일러 바는 “미국 시민들이 이미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온 만큼 클래리티 법안을 더 이상 기다릴 순 없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최근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리플 최고경영자(CEO) 브래드 갈링하우스는 애초 법안 통과 시점을 4월로 예상했다가 이후 5월로 전망을 수정했다. 그는 워싱턴D.C에서 열린 세마포어 세계경제서밋(Semafor World Economy Summit)에서 “이 법안이 5월 말까지 통과될 것으로 본다”고 점치면서도 “자신은 이전보다 덜 낙관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그는 지난 2월 폭스비즈니스의 ‘모닝스 위드 마리아(Mornings with Maria)’에 출연해 클래리티 법안이 4월 말까지 법으로 서명될 확률을 80%로 봤다. 당시 그는 “백악관의 관여가 강했고, 스테이블코인 이자 수익 관련 절충의 3월 1일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정치적 추진력이 커지고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