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금리동결에 위안화 강세…환율, 1320원 터치 후 하회[외환분석]

by이정윤 기자
2024.01.15 12:21:43

중국인민은행 MLF 금리 2.5%, 5개월째 동결
예상 밖 동결에 달러·위안 7.19→7.17로 하락
대만 총통 선거 민진당 재집권…위안화 영향 미미
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서 1200억원대 순매도
“이번주 환율 뚜렷한 하락 모멘텀 부재…강보합 전망”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20원을 터치한 후 상승 폭을 좁혀 1310원 후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중국이 예상과 달리 금리를 동결하자 위안화가 강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사진=AFP
1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2시 12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13.5원)보다 5.8원 오른 1319.3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원 오른 1313.5원에 개장했다. 개장 이후 상승 폭을 넓혀가던 환율은 중국 금리 발표 시간에 가까워진 오전 10시반 무렵 1320.2원을 터치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중국이 금리를 동결하자 환율은 상승 폭을 좁혀 1310원 후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이날 시중은행에 1년간 단기자금을 융통하는 중기 유동성 지원창구(MLF)를 통해 자금 9950억위안(약 182조5130원)을 공급하면서 금리를 2.50%로 동결했다. 5개월째 동결이다. 시장에선 경기지원 확대를 위해 인민은행이 MLF 금리를 10bp(1bp=0.01%p)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기대가 빗나간 것이다.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최우량 대출금리(LPR) 1년물을 MLF 금리를 기반으로 해서 설정한다. 따라서 인민은행이 오는 20일 1월 LPR 동결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발표 전 달러·위안 환율은 7.19위안까지 올랐으나, 동결 발표 이후인 현재는 7.17위안으로 하락해 위안화 강세로 돌아섰다.

또한 대만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이 재집권하는 만큼 위안화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으로도 불렸던 대만 총통 선거가 친미·독립성향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민진당은 현재 차이잉원 총통을 비롯해 친미·독립 성향을 갖고 있다.



국내은행 딜러는 “중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있어서 환율이 상승하다가 동결 이후 안정된 흐름”이라며 “(대만 총통 선거 영향)현 집권당과 반대되는 후보가 당선됐다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결과적으론 정권이 이어진 것이라 시장에 변화를 주는 재료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달러는 보합 수준이다. 달러인덱스는 14일(현지시간) 저녁 10시 14분 기준 102.34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 우위를 보이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300억원대를 순매도하는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100억원대를 순매수하고 있다.

미국 고용과 물가 지표를 소화한 만큼 당분간 환율은 특별한 재료 없이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은행 딜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조기 금리인하는 시기상조라고 언급하고 있지만 시장은 인하 기대감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에 글로벌 흐름은 달러 약세지만 우리나라 내재적으로는 좋은 상황이 아니라 이번주 강보합 정도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의 뚜렷한 하락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주 초반 삼성그룹주 블록딜(시간외 대량 매매)과 관련된 달러 매도가 수급에 일시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환율이 하락 기조를 보이기 위해서는 국내 주가 반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