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대중 수출 개선…경상수지 7개월째 흑자(종합)

by하상렬 기자
2024.01.09 12:01:20

한국은행 11월 경상수지 잠정치 발표
경상수지 40.6억달러 흑자, 7개월 연속 흑자
수출 7%↑·수입 8%↓…수출 2개월째 증가
한은 "연간 경상수지 300억달러 흑자 넘을 것"

[이데일리 하상렬 최정희 기자] 우리나라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40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가 8개월째 흑자 행진을 보이며 경상수지 흑자를 이끌었다. 직전월 1년 2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던 수출이 2개월 연속 늘어나면서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보다 분명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조사국 연망 전망치(300억달러 흑자)를 무난하게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9일 발표한 ‘1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40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0월(68억달러)보다는 흑자 규모가 줄었지만, 7개월 연속 흑자를 보였다. 경상수지가 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21년 1~7월까지 이후 16개월 만에 처음이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1월(-42억1000만달러)과 2월(-5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뒤, 3월(1억6000만달러) 흑자 전환됐지만 4월(-7억9000만달러) 적자로 재전환됐다. 이후 5월(19억3000만달러)부터 개선됐고 △6월(58억7000만달러) △7월(37억4000만달러) △8월(49억8000만달러) △9월(54억2000만달러) △10월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상품수지가 70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경상수지 흑자를 이끌었다. 8개월 연속 흑자다. 전월(53억5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이 확대됐다. 상품수지는 2022년 10월 이후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4월(5억8000만달러)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5월(18억2000만달러) △6월(39억8000만달러) △7월(44억4000만달러) △8월(52억1000만달러) △9월(74억2000만달러) △10월 연속해서 흑자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는 21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1년 7개월째 적자를 보였다.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수취한 특허권 사용료 수입이 확대되면서 지식재산권수지가 2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석 달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여행수지 적자 폭이 커졌다. 여행수지는 동남아시아, 중국 등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여행수입이 줄어든 반면, 출국자 수는 늘어 12억8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전달(-6억4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도 1억5000만달러 적자를 보여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줄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7개월 만의 적자 전환이다. 배당수입이 줄어든 반면 배당지급이 크게 늘어 배당소득수지가 8억1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된 영향이 컸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11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수출 증가가 동반된 상품수지 호성적이 11월에도 이어졌다. 11월 상품수출은 564억5000만달러로 전년동월비 7.0% 증가했다. 두 달 연속 증가세다. 반도체 경기 회복, 대중 수출 부진 완화 등에 따른 것이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는 10.8%, 승용차는 22.9% 수출이 증가했다. 반면 수입은 494억5000만달러로 8.0% 감소했다. 7개월째 감소세다. 원유가 2.7%, 가스가 45.1% 감소하는 등 원자재 수입이 13.2% 줄었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11.7%, 6.2% 감소하며 감소폭이 커졌다.

수출 개선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반도체 수출은 12월에도 19.1% 증가하면서 2개월 연속 늘었고, 중국 수출은 지난해 1~9월 평균 증가율이 -24.1%였는데 11월 -0.2%까지 올라오면서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며 “수출전체 물량을 보면 증가 흐름이 분명해진다. 11월 수출물량지수는 11.3% 늘어 2021년 8월(11.1%)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해 경상수지 연간 300억달러 흑자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1~11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274억3000만달러 흑자로 한은의 작년 연간 전망치 300억달러와 가까워졌다. 이 부장은 “12월 통관 기준 무역수지가 44억800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월 기준 최대치를 달성하는 등 상품수지 쪽에서 플러스(+) 된 요인이 많고, 본원소득수지도 흑자를 보일 것 같다”며 “서비스수지는 적자 규모가 확대될 것 같지만 전반적으로 최소한 작년 11월 경상수지 수준 이상 나올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