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 구글 CEO와 회동…초격차 넘어 '미래개척' 의지

by이준기 기자
2021.11.23 13:11:11

'미래 먹거리 전진기지' DSA·SRA 방문…차세대 핵심기술 점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면담…더 공고해진 '안드로이드 동맹'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CEO(오른쪽)의 모습(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내 삼성의 차세대 핵심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인 구글 최고경영자(CEO)와도 회동했다. 작금의 ‘초격차’ 전략을 넘어 미지의 미래까지 개척하는 이른바 ‘뉴 삼성’ 행보를 이어간 것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1~2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州)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DS미주총괄(DSA)·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등 삼성의 혁신을 선도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전진 기지들을 잇달아 방문해 인공지능(AI)·6G 등 차세대 핵심 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DSA·SRA는 각각 삼성전자 DS부문·세트(IM·CE)부문의 선행 연구조직이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래 세상과 산업의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면서 우리의 생존 환경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한 뒤 혁신 노력에 가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추격이나 뒤따라오는 기업과의 ‘격차 벌리기’만으로는 이 거대한 전환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며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고 한다.

재계에선 이를 두고 ‘초격차’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하는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자는 의미, 즉 ‘뉴 삼성’에 대한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22일엔 구글 본사를 찾아 순다르 피차이 CEO 등 경영진을 만나 시스템반도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자율주행, 플랫폼 혁명 등 차세대 스마트 혁신(S/W·ICT 혁신) 분야의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한 소식통은 “구글이 자체 설계한 AP를 올해 연말 생산 예정인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 6’에 탑재하기로 하고 삼성전자에 칩 생산을 맡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이뤄진 만남”이라며 “양사의 협업 관계가 한층 공고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미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선언을 통해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따라서 이번 두 사람의 만남은 이른바 ‘안드로이드 동맹’으로 불리는 구글이 ‘우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도 잇따라 방문해 인공지능(AI)·클라우드 컴퓨팅·모바일 혁명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와 관련된 전략을 공유하고 공조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미국 출장은 이 부회장이 창업자의 각오로 ‘뉴 삼성’을 향한 과감한 변화와 도전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