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목점 운영하며 고아12명 길러낸 故손봉순씨 등 4명 국민훈장

by최정훈 기자
2020.06.29 12:00:00

제9기 국민추천포상 수상자, 국민훈장 4명·국민포장 8명
46년간 장학재단 설립·기부 박명용씨 국민훈장 동백장
양팔 없이 컴퓨터 무상수리 박명수·한센인 치과무료진료 장동호씨 석류장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포목점을 운영하면서 12명의 고아를 키워 결혼까지 시킨 고(故) 손봉순씨가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다. 양팔을 잃은 장애를 극복하고 양발을 이용해 발가락을 이용해 컴퓨터 무상수리 봉사를 한 박명수씨에게는 국민훈장 석류장이 수여된다.

국민추천포상 수상자 중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 고(故) 손봉순씨와 박명용씨(자료=행정안전부 제공)
29일 행정안전부는 국민추천포상 수상자 38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번 수상자는 △국민훈장 4점 △국민포장 8점 △대통령표창 12점 △국무총리표창 14점이 수여된다.

국민추천포상은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고 희망을 전하는 우리 사회 숨은 이웃을 국민이 직접 추천하면, 정부가 포상하는 국민참여 포상이다. 추천분야는 △봉사·기부 △인명구조 △환경보호 △국제구호 △역경극복 △사회화합 등이다. 이번 제9기는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6월 30일까지 일 년간 국민이 추천한 742건을 대상으로, 현지 조사와 국민추천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다.

먼저 수상자 가운데 최고등급 훈장인 국민훈장 동백장에는 고(故) 손봉순(83)씨가 선정됐다. 손씨는 포목점을 운영하면서, 돌봐줄 사람이 없는 고아 12명을 집으로 데려와 친자식처럼 정성으로 키웠으며 결혼까지 시켰다. 또 일상적으로 가난한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학용품을 전달하고, 사회복지시설이나 독거노인을 찾아가 봉사했고, 어려운 형편 때문에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 138쌍에게 한복과 예복을 선물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2018년 세상을 떠난 손씨의 딸이 어머니의 뜻을 받들어 포목 원단을 모두 경주시에 기부했다.

이어 국민훈장 동백장에는 박명용(84)씨도 선정됐다. 박씨는 반세기 동안 꾸준히 나눔을 실천해 온 지역금융가다. 그는 일상적으로 소외계층 쌀·장학금 기부하고 무료급식소와 도서관 지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또 8억 5000만원 상당의 노인정·통영예총회관 건물 기부했고 57억가량의 장학재단 설립하는 등 46년간 끊임없는 나눔을 실천했다.



국민훈장 석류장에는 양팔 잃은 장애를 극복하고 저소득층, 중증장애인 가정을 방문해 발가락을 이용해 컴퓨터 수리 봉사활동을 펼친 박명수(60)씨와 치과의사로 1984년부터 한센인 농장 등을 방문해 무료진료하고, 장애인 복지관에서 7000여명 무료 진료한 장동호(60)씨가 선정됐다.

국민포장은 교육환경이 열악한 라오스에 초·중·고등학교 13개교를 건립하고, 빈민층에 컴퓨터, 의류, 휠체어 등을 지원한 라오스 민간 외교관 유현숙(62)씨와 장애아동 3500여명에게 무료로 치과 진료한 김윤미(54)·최용석(55)씨 부부 등 8명에게 수여된다.

아울러 인근 어선에 화재가 발생하자 풍랑 속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승선원 5명을 전원 구조한 선장 고영주(58)씨 등 12명에게는 대통령표창, 20년째 저소득층 가정을 찾아가 주택 무료 수리·리모델링 해주는 건축노동자 봉사단체 희망나눔봉사대 1점 외 13명에게는 국무총리표창이 수여된다.

윤종인 행안부 차관은 “묵묵히 이웃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이 곳곳에 계시기에 대한민국이 더 밝고 행복한 것”이라며 “국민추천포상 수상자의 감동과 희망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나눔과 배려의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민추천포상 수상자 중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는 장동호씨와 박명수씨(자료=행정안전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