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원내대표, 나경원·유승민 간 만남 '불발'로 끝난 '보수·진보 토론회'

by박경훈 기자
2019.06.10 11:58:07

지상욱, 10일 ‘보수와 진보,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열어
애초 이인영·나경원·오신환·유승민 모두 함께 하기로
이인영, 일정으로 불참·유승민 1시간 늦게 도착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와 진보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주최측이 참석을 예고했던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참석하지 않아 오른쪽 자리가 비어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지상욱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간 만남과 나 원내대표·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간 조우 모두 불발됐다. 이들은 국회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약속이나 한 듯 서로를 빗겨갔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수와 진보,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애초 이 토론회에서는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유 전 대표 등이 총출동할 계획이었다. 국회 정상화라는 화두와 더불어, 바른정당계 수장인 유 전 대표와 나 원내대표의 만남이 동시에 일어날 거라는 기대로 장내는 인파로 가득찼다.

하지만 우연을 가장한 필연처럼 이들은 빗겨갔다. 먼저 3당 원내대표 중 나 원내대표와 오 원내대표는 시간에 맞춰 자리를 지켰다. 다만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확대당정협의’가 늦게 끝나는 바람에 바로 ‘6·10 민주항쟁 기념식’으로 이동했다. 결국 3당 원내대표의 공개석상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축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우선 “국회 정상화를 얘기하는데, 지금 저희가 야당으로 느끼는 건 ‘문 정부 들어 보수 가치에 대해 실질적으로 같이 하기 힘든 궤멸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거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문 정부가 ‘원리주의적 좌파이념’에 매몰되고, 우파 목소리를 외면한 채 가서는 미래는 없다”며 “이제 우리가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출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오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헌법 1조에 있는 민주, 공화의 가치를 지키지 않는 정치권 모습에 문제가 있지 않겠느냐”며 “국회가 지금 공전 중 있는 것에 연장선상 있다. 한 쪽에서는 ‘독재의 후예’라고 하고 한 쪽에서는 ‘빨갱이’라 하는 우리 모습 속에서, 자성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나 원내대표도 자리를 떴다. 행사 시각 한 시간여가 흐른 뒤 장내에 나타난 유 전 대표는 “보수와 진보가 ‘서로 너무 좁은 가치에 매몰돼 있는 거 아닌가’는 생각을 늘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성장·저출산·양극화 문제, ‘미중 사이에서 어떤 생존전략 취할것인가’ 문제는 보수진보 할 것 없이 누가 더 옳은 해법을 제시하느냐에 경쟁에 달렸다”며 “‘노무현이 싫으니 이명박을 찍고, 박근혜 싫으니 문재인을 찍는 것’은 경쟁력 있는 필요한 개혁을 해낼 수 있는 정치를 어렵게 만든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