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토탈 노조, '매각 반대' 본격화

by정태선 기자
2014.12.17 14:06:23

"11년 연속 우량회사, 헐값 매각..이유나 알자"

김호철 삼성토탈 노조위원장이 지난 12일부터 매각반대 1인 시위를 회사 앞에서 하고 있다. 삼성토탈 노조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삼성그룹이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한 ‘삼성토탈’ 직원들이 이달 초 정식으로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매각 반대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삼성그룹이 인수합병 등으로 기존 노조가 있는 회사를 인수한 사례를 제외하면, 그룹 내에서 실질적인 노조활동을 하는 신생노조가 설립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맨’ 타이틀을 달고 일하던 직원들이 하루아침에 한화그룹 소속으로 바뀐다는 통보를 받으면서 내부적으로 반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노조 설립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삼성토탈 노조에 따르면 직원들은 지난달 28일 서산시청에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제출하고, 이달 초 설립허가를 받았다. 전체 직원 1500여명 중 870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했다.

삼성토탈 노조는 이번 달 10일 조합원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산농어민 문화체육센터 창립총회를 하고, 노조위원장은 발기인 18명 가운데 방향족 생산팀 김호철(50세) 씨를 선출했다. 삼성토탈 노조는 일단 상급단체는 가입하지 않고 개별 노조로 활동하기로 했다.



이날 창립총회에서 삼성토탈 노동조합은 한화그룹에 자사가 편입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삼성토탈 노조는 “삼성토탈은 1988년 설립 이후 연산 100만t, 국내 4위의 에틸렌 생산업체로 외환위기 당시 빅딜대상 1호 기업에서 현재 1인 매출 50억 원을 웃도는 알짜기업으로 탈바꿈했다”면서 “이런 회사를 1조 600억원에 헐값 매각한다는 것은 그룹이 명분으로 내세운 사업재편이 아니고 오너 일가의 경영권 문제 등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현재까지 당기 순이익 누적 규모만 3조 600억원인 회사이고, 지난 9월 준공한 글로벌 프로젝트 공사비만 2조원에 달하는데 1조원에 매각한다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호철 위원장은 12일부터 ‘삼성토탈 매각 반대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한편으로 노조는 15일부터 대위원 선거 공고를 하고 있으며 23~24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대위원을 선출할 예정이다. 노조는 손석원 삼성토탈 사장에게 임금 및 단체협상에 나서라는 공문을 보내고 늦어도 이달 내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사측과 협상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토탈 대부분 직원이 노조 출범에 대해 동의하며 지지의 뜻을 보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11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우량계열사를 단 한마디의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매각한 것에 대해 배신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