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등 성공' 코오롱생명과학, 신약 기술 이전으로 퀀텀점프
by신민준 기자
2025.12.05 08:41:02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이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낸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올해 들어 주력 사업 중 하나인 항균제 등 케미칼(화학) 사업 선전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원료의약품 수출 확대와 아데노부속바이러스 벡터(AAV) 기반 유전자치료제 기술이전 등 의약사업을 통해 실적 퀀텀점프를 노린다.
| | *매출 및 영업이익률 추이. 단위: 백만원. (자료=코오롱생명과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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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43억원, 20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1145억원)대비 43.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189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케미칼(SC)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케미칼 사업은 항균제와 선박도료, 전자소재 등의 제품을 판매한다.
반도체의 핵심 소재인 변성 폴리페닐렌 옥사이드(mPPO) 관련 매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6월 코오롱인더스트리에 mPPO 관련 포괄적 기술 및 권리를 170억원에 이전했다. 이전 기술은 △mPPO 관련 공정 △분석기술 △품질관리 △생산기술 △특허 일체 등으로 구성됐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체결한 mPPO 관련 포괄적 기술 및 권리 기술이전 대가가 실적에 반영됐다"며 "이외에도 올해 mPPO 제품에 대한 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 *KLS-2031 작용 기전. (이미지=코오롱생명과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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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은 케미칼사업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한 만큼 미래 성장동력인 의약사업을 통해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신규 리보핵산(RNA) 치료제 핵심 원료 포스포아미다이트(Phosphoramidite)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포스포아미다이트란 짧은간섭RNA(siRNA)·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등 RNA 치료제 합성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핵심 원료를 말한다. 포스포아미다이트는 고부가가치 소재로 합성 효율과 약물의 체내 유지력 등을 결정짓는다.
특히 구조적으로 변형된 포스포아미다이트는 ASO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체내 분해효소인 뉴클레아제에 대한 내성을 강화해 약물의 지속성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다년간 축적한 원료의약품(API) 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차세대 포스포아미다이트를 공급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현재 연속공정 시스템을 활용해 다품종, 스위처블(Switchable, 전환 가능) 생산이 가능한 차별화 공정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독자적 생산 역량을 앞세워 코오롱생명과학은 고분자 의약품 시장에서 제품 포트폴리오와 글로벌 고객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첨단 치료제 수요 증가와 혁신신약 개발 기술 발전으로 글로벌 RNA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코오롱생명과학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글로벌 RNA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44억달러(6조5000억원)에서 2030년 266억달러(39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연평균성장률(CAGR)은 35%에 달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요천추 신경근병증 통증 치료제(KLS-2031) 기술 이전도 추진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KLS-2031의 미국 임상 1/2a상을 완료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 1/2a상 임상시험 중간 결과에서 내약·안전성을 확인했다. KLS-2031은 신경병증성 질환 중 엉치뼈 부근에서 발생하는 요천추 신경근병증 통증을 치료한다.
KLS-2031은 2개의 AAV에 3개의 치료 유전자(GAD65·GDNF·IL-10)를 탑재했다. 첫 번째 AAV에는 GAD65 유전자를 탑재해 뇌로 가는 통증신호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두 번째 AAV에는 GDNF와 IL-10 유전자를 탑재해 손상된 신경을 보호하고 염증을 막는 작용을 한다.
AAV란 유전자(DNA), 리보핵산(RNA) 등 유전물질을 세포나 생체에 주입하기 위해 바이러스를 이용해 개발된 전달체를 말한다. AAV는 몸 속에서 오랜기간 유전자 발현을 지속하는데다 다른 AAV들과 비교해 면역 관련 문제도 상대적으로 적다. AAV는 전달 효율이 높아 형질주입이 어려운 중추신경계와 근육, 안구 등에도 유전물질 전달이 가능해 바이러스 벡터 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1회 주사로 진통 효능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KLS-2031은 국소투여로 개발돼 신경계와 내장기관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KLS-2031은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료계에서 미충족 의료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며 "코오롱생명과학은 예정대로 계획을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