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마약사범 2만명 역대 최다 기록…10·20세대 비율 35%
by송승현 기자
2024.06.26 14:19:10
젊은층·여성 마약사범 증가 2년째 역대 최다
"범정부적 대응으로 단속인원 늘어난 영향도"
대검 "마약 사범 엄단 통해 범죄 근절 노력"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한때 ‘마약청정국’으로 불렸던 우리나라가 작년 마약사범 수만 2만명을 돌파해 2년 연속 역대 최다치를 기록하는 등 마약범죄 ‘빨간불’이 들어왔다. 특히 젊은 층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 위험 신호가 울리고 있다.
| 2023년 마약사범 연령별 현황. (사진=대검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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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노만석 검사장)는 26일 발간한 ‘2023년 마약류 범죄 백서’에서 지난해 검거된 마약류 사범이 2만 7611명으로 집계돼 전년(1만 8395명) 대비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증가세는 젊은 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적발된 10대 마약사범은 1477명으로 2022년 481명에 비해 약 3배로 늘었다. 20대 마약사범도 8368명이 적발돼 2022년 5804명에 비해 44% 증가했다. 마약사범에서 102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만 약 35%에 달한다.
아울러 여성 마약사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여성 마약사범은 8910명이 검거돼, 지난 2022년(4966명)보다 79% 늘어났다. 다만 마약사범이 급격히 늘어난 건 범정부적 대응으로 단속되는 인원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수사기관이 검거한 마약류 공급 사범은 9145명으로 2022년 4890명에 비해 87% 증가했다.
대검은 “10대·여성 사범의 가담 비중이 늘고 마약류 중독 및 2차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부상했다”며 “병의원의 무분별한 의료용 마약류 처방으로 온라인 환경에서의 불법 유통 범죄도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압수된 마약류는 998㎏이다. 필로폰과 야바, 케타민, 합성대마 등 향정신성의약품 압수량이 전체의 82.5%를 차지했다. 해외 마약 밀수범죄는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밀수량은 637㎏으로 2022년(393kg)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
대검은 “코로나19 종식에 따른 국제교류량 증가로 팬데믹 이전보다 현격히 증가했다”며 “국내 유통 마약류는 대부분 해외에서 밀수입되고 있고 최근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국제 마약밀수 조직들이 바디패커(몸에 숨겨서 반입)·국제우편·해상 등 수법으로 대량의 마약류를 국내로 반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통에 대해선 “종전의 대면 거래 방식에서 온라인 비대면거래 방식으로 패턴이 전면적으로 변화했고, 다크웹·보안메신저·가상화폐의 익명성을 이용하고 총책, 관리책, 드라퍼 등 점조직 형태로 유통조직을 운영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검찰은 범정부 강력 대응 기조를 앞으로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대검은 “국내외 마약류 범죄에 대한 30여년간 누적된 분석정보를 토대로 마약류 밀수·유통범죄, 의료용 마약류 불법 취급범죄 등 공급 사범을 엄단하고 단순 투약 사범의 치료·재활을 통해 재범을 방지함으로써 마약류 범죄를 근절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