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산된 위례신사선…'집값 언제 뛰나'
by이배운 기자
2024.06.19 13:59:34
GS건설 사업 포기…새 사업자 등장 불투명
재정투자사업 전환시 일정 3년 더 늘어날 듯
교통 호재 선반영한 집값…"추가 상승동력 잃어"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위례신도시 핵심 교통망으로 꼽히는 ‘위례신사선’ 사업이 기약 없이 지연되고 있다. 사업 본격화까지 수년이 더 걸릴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집값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사그라지는 게 불가피해 보인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GS건설 컨소시엄(강남메트로주식회사)에 부여했던 위례신사선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지위를 최근 취소했다. GS건설은 “위례신사선 최종사업비를 놓고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에서 출발해 대치동, 삼성동, 신사동 등을 잇는 14.7㎞ 길이의 노선이다. 2008년 2기 신도시로 건설된 위례신도시의 광역교통개선대책 일환으로 계획됐지만, 민간투자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의 중도 포기로 사업이 거듭 지연됐다.
2020년 GS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사업은 다시 속도를 내는 듯했으나 자재 가격이 치솟고 금리가 올라가 사업 추진 여건이 악화됐다. 결국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주요 건설 출자자들이 잇따라 사업 참여를 포기했고 GS건설도 손을 뗐다.
시는 올해 하반기 중 민간 사업자 재공고에 나서기로 했지만, 새로운 사업자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면서 공사비 협상도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2020년 우선협상 당시 위례신사선 사업비는 1조 1597억원 규모였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54.85로 2020년 1월(118.3) 대비 30.9%나 올랐다.
시도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 듯 민간 사업자를 구하지 못하면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경우 사업성 리스크 부담을 던 건설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예상되지만, 예비타당성 조사 등 철도사업에 필요한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하기 때문에 사업이 3년가량 더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위례신사선 착공 소식이 멀어지면서 위례신도시 집값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꺾일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침체기에 핵심적인 교통 대책까지 난항을 겪으면서 집값이 반등하는 계기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위례신도시에 위치한 ‘송파꿈에그린 위례24단지’의 전용면적 59㎡는 2021년 5월 14억 5000만원에 거래되며 고점을 찍었다가 최근 2억원 떨어진 12억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창곡동 ‘위례더힐55’의 전용면적 85㎡는 2021년 9월 16억 4000만원에 거래됐다가 지난달 11억 9000만원으로 2차례 거래가 이뤄졌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개통 효과에 힘입어 신고가가 속출하고있는 동탄 신도시와 대조적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위례신도시는 서울 강남과 가까운 입지가 장점이나, 대중교통 수단이 불편한 곳으로 꼽힌다”며 “위례신사선 사업 지연과 함께 실제 거주민이 체감하는 불편도 그만큼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랩장은 이어 “위례신도시 집값에는 이미 위례신사선 개통 등 교통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며 “사업이 오래 멈춰 있을수록 기대감이 약해지고 집값 상승 동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