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삼성·LG, 스마트홈 확장 위해 손잡았다
by김응열 기자
2023.08.29 13:53:01
삼성·LG, 각 사 앱으로 타사 가전 연동 조작
글로벌 가전업체까지 스마트홈 생태계 확대
가전 경쟁 무대, 제품 넘어 플랫폼으로 확장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서로 다른 회사의 가전을 삼성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나 LG전자의 LG 씽큐 등 어디에든 연동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두 회사는 서로의 가전은 물론 글로벌 주요 가전업체들의 제품도 연결해 스마트홈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사의 스마트홈 플랫폼과 각 사의 가전을 연내 연동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삼성 스마트싱스 앱으로 LG전자 가전을, LG 씽큐 앱으로도 삼성 가전을 제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두 회사가 연동하는 제품은 세탁기와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7종이다.
삼성전자는 LG전자 외에 다른 글로벌 가전업체와도 연동을 추진한다. 당장 내달부터 터키 가전업체 베스텔, 일본 샤프와의 연동을 시작한다. 삼성전자가 올해 연동 서비스를 시작하는 지역은 한국, 미국을 포함한 총 8개국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동 제품을 냉장고와 에어컨, 오븐, TV, 로봇청소기, 공기청정기 등 9종으로 늘릴 예정이다. 원격 동작과 종료, 모니터링 등 소비자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중심으로 연동을 지원한다.
LG전자 역시 스마트홈 플랫폼 협의체인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 회원사 전반으로 연동 협력을 확대한다. LG전자도 베스텔과의 연동을 위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가전업체간 제품 연동은 HCA가 지난 1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선보인 HCA 표준 1.0을 상용화하는 첫 번째 성과다. 지난해 1월 설립된 HCA는 주요 가전·공조 업체를 회원사로 두고 각 회원사가 운영하는 스마트홈 플랫폼을 클라우드 상에서 상호 연동하는 것을 목표로 결성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HCA 의장사로 참여해 가전간 연동을 위한 HCA 표준을 마련하고 연결성을 검증해왔다.
서로 다른 회사의 가전제품 연결이 현실화하면서 소비자들은 가전 이용의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가전업체로선 경쟁의 무대가 가전제품을 넘어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바뀌게 됐다. 앞으로는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스마트홈 플랫폼 서비스 제공자들이 각 사의 스마트홈 플랫폼에서 얼마나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고객 확보 여부가 갈린다는 것이다.
| 2023년형 ‘비스포크 그랑데 세탁기 AI’.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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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고객 확보를 위해 확장성을 내세우고 있다. 300여개 파트너사의 약 3000종 가전제품 1500만대를 연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가전뿐 아니라 조명이나 커튼 등도 스마트싱스로 제어가 가능하다. 어떤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웬만하면 스마트싱스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는 LG 씽큐에서만 제공하는 서비스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게 업(UP)가전이다. 제품 구매 후에도 씽큐 앱에서 기능을 다운로드해 추가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기능을 고도화한 업가전 2.0을 공개했는데 모바일 비대면 세탁 서비스와 세제·유제품 정기배송, 청소, 물품보관 등 가사 서비스도 씽큐 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스마트싱스는 확장성이 강하고 LG 씽큐는 업가전처럼 씽큐에서만 가능한 서비스를 탑재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가전제품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플랫폼 서비스를 얼마나 차별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UP(업)가전 2.0’ 공개 간담회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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