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돈바스 공세 강화…서방은 무기·정보 등 물밑지원
by방성훈 기자
2022.05.06 15:41:19
러, 승전일에 마리우폴서 열병식 준비…"도심 청소중"
승리선언 위해 돈바스 공세 강화…미 “큰 진전은 없어”
서방, 무기·군수물자·정보 등 물밑서 우크라 전폭 지원
"러 군함 침몰·러 장성 저격에 미 정보제공 큰 기여"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가 오는 9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의 방어를 돕기 위해 물심양면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달 흑해에서 러시아 최대 함정 ‘모스크바함’을 침몰시키고, 다수의 러시아 장성들을 처단할 수 있었던 것도 미국의 물밑 지원 효과를 톡톡히 본 덕분으로 알려졌다.
| 미국 상업위성업체 막사 테크놀로지가 공개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의 모습.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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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 점령에 주력하는 가운데, 도심에선 파괴된 건물·차량 등의 잔해와 시신, 무기 등을 서둘러 정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마리우폴 시당국은 러시아군이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인 9일 이 곳에서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주민들을 동원해 잔해를 철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사 서방 정보당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승전 기념일에 맞춰 우크라이나 전쟁의 승리 선언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미 점령한 지역들에 대해선 통제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밤새 우크라이나군 진지와 거점 여러 곳에 포격을 가해 600여명의 병력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큰 진전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이날 남부 도시 헤르손과 미콜라이우 지역에서 일부 마을 탈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헤르손은 크름반도(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의 육로를 잇는 도시다. 이 때문에 침공 초기부터 러시아군에게 포위돼 집중 공격을 받았고, 지난 3월 2일 러시아군에 점령됐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격렬한 저항으로 러시아는 기대했던 것만큼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아무런 진전을 못했다는 게 아니다. 돈바스 북부 지역에선 약간의 진전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이 예상보다 진전을 이루지 못한 데에는 서방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도 한몫하고 있다. 무기와 군수물자 외에도 결정적인 정보 제공이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달 ‘넵튠’ 지대함 미사일 2발로 흑해에 있는 러시아 최대 함정 모스크바함을 침몰시킬 수 있었던 것도 미국의 역할이 컸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다만 우크라이나군이 이미 흑해에서 모스크바함에 대한 정보를 자체 입수했고, 미국 측에는 해당 함정이 모스크바함이 맞는지 확인을 요청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시 미국이 공격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공격 결정에 관여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직접적인 군사개입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 장성들의 무덤’이 된 것도 미국이 제공한 군사정보 덕분이라고 했다. 이 역시 구체적인 정보 입수 방법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위치를 추적하 것으로 파악된다.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러시아 장성 12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NYT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실시간 군사정보를 은밀하게 우크라이나 측에 제공하고 있다면서, 해당 정보 중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전투 계획에 대한 기밀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커비 대변인은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스스스를 방어할 수 있도록 정보와 첩보를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어떤 정보를 제공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