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기훈 기자
2013.10.30 15:24:18
삼성운용, 31일 첫 합성ETF 코스피 상장
합성ETF 거래 부진 심각..시장 활성화 기여 기대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점유율 1위 삼성자산운용이 합성ETF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자산운용업계는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어 삼성운용의 가세로 합성ETF를 둘러싼 업계 대표 운용사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그에 따른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와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바이오 지수를 추종하는 합성ETF를 3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이 ETF는 바이오신약 원천기술과 특허를 보유한 미국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합성ETF는 주식이나 채권 등을 사들이는 ETF와 달리 실물자산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도 파생상품 등을 통해 해당 지수와 비슷한 수익률을 낼 수 있는 ETF시장의 새로운 먹을거리다.
삼성운용이 이번에 상장하는 합성ETF는 국내 네 번째 ETF다. 지난 8월 한국투신운용은 국내 첫 합성ETF로 ‘킨덱스(KINDEX) 합성-선진국하이일드(H)’와 ‘킨덱스(KINDEX) 합성-미국리츠부동산(H)’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달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타이거(TIGER) 합성-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US 리츠(H) ETF’를 상장했다.
국내에서는 중장기 투자상품인 합성ETF보다는 여전히 단기 투자에 초점을 맞춘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가 절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합성ETF 거래량은 민망할 정도다. 이날 킨덱스 합성 선진국하이일드와 킨덱스 합성 미국리츠부동산은 각각 454주, 132주 거래됐으며 타이거 합성 MSCI US 리츠의 경우 고작 11주 거래되는 데 그쳤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300억원으로 설정된 킨덱스 합성 선진국하이일드에서는 설정 이후 지난 29일까지 237억원이 빠져나가 현재 설정액이 63억원에 불과하며, 같은 금액으로 설정된 킨덱스 합성 미국리츠부동산도 현재 설정액이 78억원 수준이다. 두 ETF의 설정 후 수익률은 2%에 채 미치지 못한다.
이처럼 합성ETF의 거래가 부진한 배경으로는 먼저 해외 증시 상장 ETF 대비 불리한 과세제도와 투자자의 기대에 못 미치는 낮은 수익률이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에 더해 지금껏 상장된 합성ETF 상품이 고작 3개에 불과해 가뜩이나 중장기 투자 관점의 합성ETF에 생소한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ETF 시장 선두인 삼성이 합성ETF 시장에 출사표를 내밀자 업계의 기대감은 한껏 높아지고 있다.
채현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품개발팀장은 “삼성운용의 합성ETF 상장으로 당장 시장이 눈에 띄게 활기를 띠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업계 참여자들이 많아질수록 마케팅 효과는 커지는 만큼 시장 활성화에는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이 거래소 심사를 통과해 11월 중으로 합성ETF 상장을 준비 중이며, 우리자산운용 등도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