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 배추파동 우려…정부 대책마련 부심

by문정현 기자
2012.03.12 17:01:43

배추값 3000원 육박..한달새 80% 급등
하우스·노지 재배면적 감소로 수급 우려
정부 “겨울 배추 풀고 계약재배 확대”

[이데일리 문정현 기자] 배추값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면서 ‘배추대란’이 다시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비축물량을 풀고 계약재배를 확대할 방침이지만 재배 면적 자체가 줄어든 탓에 오는 4월 중순~5월 중순이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배추 한 포기당 소비자가격은 2993원을 기록했다. 작년 4670원보다는 대폭 낮지만 한달전 가격인 1646원에 비하면 81.8% 올랐다. 지난 3년 평균가격인 2818원보다도 높다.



설 연휴 이후 계속된 한파로 겨울 배추의 질이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출하량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공급은 달리는데 개학으로 급식용 김치 수요가 증가해 배추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이천일 농림수산식품부 유통정책관은 “현재 김치 공장들이 주로 배추를 구입하고 있다”며 “아직 가정은 겨울철 김장김치를 먹고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가격 상승세보다 봄 배추 수급 불안으로 4~5월 배추 파동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작년 하반기 작황 호조로 배추값이 폭락하자 배추를 심겠다는 농가가 줄어든 영향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정식(온상에서 기른 모종을 밭에 내다 제대로 심는 일)이 완료된 하우스 봄배추 재배면적은 3090헥타르(ha)로 평년 3239헥타르에 비해 5% 줄었다. 최근 가격 상승에 힘입어 노지 재배의향 면적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 것도 여전히 평년에 비해 18% 적은 수준이다.
 
게다가 노지 봄배추는 5월 중순 이후에나 출하된다. 재배면적이 줄어든 하우스 배추의 출하가 시작되는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는 수급이 계속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작년 초 포기당 5000원을 넘는 배추값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정부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겨울배추 저장 물량을 시중에 풀고 농가의 배추 재배를 독려해 가격을 4000원대 아래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또 농협을 통해 노지 계약재배 물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봄배추 재배의향을 월 2회 조사해 산지에 신속하게 전파하고, 기상여건에 따라 생산량 변화가 크다는 특성을 감안해 농촌진흥청 전문가의 현장기술지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