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미국의 적` 오사마 빈 라덴은 누구

by김기훈 기자
2011.05.02 14:36:44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 수장
9·11테러 이후 10년간 도피생활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미국 군사작전에 의해 1일(현지시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오사마 빈 라덴은 지난 2001년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9·11테러를 주도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최고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 오사마 빈 라덴 알-카에다 최고지도자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킹압둘아지즈 대학 재학시절 이슬람 근본주의에 심취, 무장테러단체와 관계를 맺고 사망 시까지 `미국의 적`을 자칭하는 등 서방 국가들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인식돼 왔다.

빈 라덴이 테러 조직에 가담한 것은 1979년 아프가니스탄에서부터다. 빈 라덴은 구소련의 침공을 받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수천 명의 아랍 의용군을 조직해 소련군에 맞섰으며, 1988년에는 부친에게 물려받은 재산을 바탕으로 알-카에다를 창설했다.

그는 198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군이 철수한 후에는 사우디로 돌아왔다. 하지만 1994년 이집트와 알제리의 과격 이슬람 단체들을 지원했다는 혐의로 정부 당국으로부터 여권을 빼앗긴 뒤 다시 해외 생활을 재개했다.

1996년과 1998년 사이에는 미국에 대한 지하드(성전)를 다짐하는 3차례의 이슬람교 교령을 발표하고, 이슬람 교도들에게 미국 군인과 민간인들을 살해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인들에게는 사우디를 떠나지 않으면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빈 라덴은 1998년에는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 대사관 폭탄 테러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미 정부의 추적을 받았으며, 2001년에는 9·11 테러를 일으켜 미국 대(對) 테러 정책의 대변혁을 불러오기도 했다.

그는 이후 미국의 끈질긴 추격 속에서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등을 오가며 10년 가까이 도피 생활을 해왔다. 그 와중에 종종 영상 메시지와 성명 등을 통해 미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했다.

미국은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특수부대까지 동원하며 빈 라덴 수색에 나섰고, 결국 9·11 테러 10주년을 맞아 1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외곽에서 그를 찾아내 사살하는데 성공했다.



▲1957년 3월10일(추정)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출생
▲1979년 아프가니스탄서 아랍 의용군 조직, 구소련군에 대항
▲1988년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 창설
▲1989년 사우디로 복귀
▲1994년 이집트·알제리 과격 이슬람 단체 지원 혐의로 여권 박탈, 해외 출국
▲1996~1998년 미국에 대한 지하드(성전) 다짐하는 교령 3차례 발표. 이슬람교도들에 미국인 살해 권고
▲1998년 케냐·탄자니아 주재 미 대사관 폭탄 테러 사건 배후로 지목
▲2001년 9·11 테러 배후로 지목
▲2001년 이후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등지 은신처서 도피 생활 시작
▲2003년 9월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 통해 9·11테러 극찬
▲2004년 12월 비디오 메시지 통해 걸프지역 산유국 공격 독려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폭탄 테러, 2005년 영국 런던 도심 테러 배후로 지목
▲2010년 3월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 통해 9·11 테러 주동자 사형 시 미국인 살해 협박
▲2011년 5월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외곽서 미군에 의해 사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