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라인, 증권거래서비스 노무라증권에 이관 검토"
by김상윤 기자
2023.06.12 14:55:40
수십억엔 적자에 사실상 사업 철수
라인증권은 FX마진거래 등에만 집중
"라인 금융사업 전략 재검토 불가피"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이 노무라홀딩스(노무라HD)와 공동운영하는 인터넷증권 회사의 라인증권의 주식거래 서비스 업무를 노무라증권에 이관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가 12일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라인과 노무라HD은 올해 들어 라인증권을 다른 증권사에 매각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구매자가 발견되지 않자 라인증권의 사업을 재조정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라인증권의 증권거래 업무는 노무라증권에 이관하고, 라인증권은 외환차익거래(FX마진거래) 등만 집중하기로 했다. 닛케이는 “낮은 수수료를 바탕으로 라인이 증권거래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치열한 경쟁에 사실상 철수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터넷전문 증권사인 라인증권은 라인의 금융자회사 라인파이낸셜과 노무라HD가 각각 51%, 49% 출자한 회사다. 라인 메신저를 기반으로 하는 투자 서비스 플랫폼으로 ‘투자를 보다 가까이, 보다 간편하게’라는 모토로 지난 2019년 8월 출시됐고, 지난해 기준 150만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낮은 거래수수료를 기반으로 고객을 끌어모았지만, 실적은 좋지 않았다. 지난해 3월 기준 105억엔 순손실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상황이 악화됐고 결국 사업을 접기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계좌수는 늘었지만, 소액거래가 많아 수수료 수익으로는 운영비용을 충당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닛케이는 그룹 내 중복 사업을 해소하는 차원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는 2019년 각각 자회사인 라인과 야후재팬을 통합해 Z홀딩스(ZHD)를 출범했는데, ZHD는 페이페이증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라인증권과 사업이 중복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라인과 ZHD의 또 다른 자회사 야후재팬, ZHD 간 삼각 합병법인이 오는 10월1일 출범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사업조정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다.
앞서 지난 3월 라인은 일본 대형은행 미즈호와 인터넷은행인 ‘라인뱅크’ 설립을 중단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시스템 개발이 쉽지 않고 경쟁도 만만찮다는 점을 감안해 사업을 포기한 셈이다.
닛케이는 “라인이 메신저 가입자 기반으로 대형 금융기관들과 디지털 전략 확대를 노려왔지만, 예상보다 사업 수익성이 낮고, ZHD의 사업조정 등과 엮이면서 전략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