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에 고개드는 학력격차…등교 막으니 학원 풍선효과도 걱정
by오희나 기자
2021.07.16 15:44:33
수도권 원격수업 전환…내주부터 방학 시작
학생들 방학 동안 학원으로 몰릴까 ''우려''
"확진자 증가·학력격차 우려에…보내도 안보내도 걱정"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고 학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면서 학력격차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학교가 문을 닫은 사이 학원으로 학생들이 몰리면서 방역 사각지대가 생기는 풍선효과도 우려된다.
| 서울 광진구의 한 수학학원에서 학생들이 거리두기 책상을 비워두고 수업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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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교육부와 교육계에 따르면 경기도·인천에 이어 서울 학교가 지난 14일부터 원격수업으로 전면 전환됐지만 학원은 밤 10시까지 영업이 가능하다. 학원이 식당·카페와 같은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되면서다.
일각에서는 학교가 등교를 중지하고 곧 방학이 이어지면서 학생들이 학원으로 몰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학교에 가지 못한 학생들이 학원으로 방역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7일 신석진 국민입법센터 운영위원이 수도권 초등학생 학부모 10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방과 후 학교 운영 중단이 사교육비에 미친 영향’에 따르면, 방과 후 학교 중단으로 사교육비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학부모는 71.4%에 달했다. 사교육비 증가를 경험한 학부모 중 절반 이상(54.9%)은 월평균 10만∼40만원 정도의 사교육비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방과 후 학교를 중단하자 사교육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특히 여름방학 동안 학생들이 사교육으로 몰리면서 학원이 또다른 방역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의 경우 여름방학에도 특강 등을 듣기 위해 전국에서 학생들이 학원으로 몰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오는 19∼23일까지 대부분의 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최근 학원발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방역 우려도 큰 상황이다. 서울 서초구의 한 학원에서는 학원생 24명 등 총 32명 규모의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경기·인천 영어학원 관련 집단감염(서울 홍대주점 관련 포함)의 누적 확진자는 314명에 달한다.
중3·초3 자녀를 둔 학부모는 “확진자가 1000명이 넘어가면서 고민이 깊다”면서 “중3 첫째는 학원을 계속 보내고 있지만 확진자가 늘어 불안하고 학원을 다니지 않는 초등학생 둘째는 학력격차가 벌어질까 불안하다. 보내도 걱정 안보내도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초4 자녀를 둔 학부모는 “학원은 방역지침만 지키면 대면수업이 가능해 보내고 있다”면서도 “학력격차 우려에 안보낼수는 없지만 학교는 안가는데 학원을 가면 거리두기 효과가 있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우려를 감안해 교육부와 전국 17개 지자체는 학원 종사자를 지자체 자율접종 우선 대상자로 선정했다. 서울·경기 지역에서는 지난 13일부터 오는 24일까지,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세종·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제주는 26일부터, 경남은 다음 달 2일부터 접종이 이뤄진다. 학원총연합회는 학원 강사들이 2주 간격으로 선제적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기로 했다.
이유원 학원 총연합회 회장은 “학부모들의 걱정은 이해하지만 학원은 그 수에 비하면 확진자가 적은 편”이라며 “학원에서도 거리두기, 열체크, 환기 등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고 학원 강사들은 백신 접종 뿐만 아니라 2주 간격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학원연합회에서도 방역점검단을 운영하면서 일주일 동안 전국에서 4800~5000개 학원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방학을 하면 방역점검을 좀더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서울 강남구 접종센터를 방문해 학원 종사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유전자증폭(PCR) 선제검사 현장을 점검했다. 유 부총리는 점검에 앞서 “백신을 접종한 학원 종사자분들은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지속해서 예의 주시해달라”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집단면역이 생성되기 전까지는 학원 종사자들께서 주기적으로 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아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