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사상 첫 1100조 돌파…주담대 4.7조 늘어

by하상렬 기자
2024.03.13 12:00:00

한국은행, 2월 금융시장 동향 발표
가계대출 2조↑…11개월째 늘어
주담대 4.7조↑, 1년 연속 증가세
한은 "주담대 조정 흐름…당분간 낮은 증가세"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은행 가계대출이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늘어나며 사상 처음으로 1100조원을 돌파했다. 2021년 2월 1000조원을 돌파한 뒤 3년 만에 ‘가계대출 1100조원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다만 한국은행은 주담대가 조정 흐름에 있다고 보면서, 향후 낮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00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원 증가했다. 작년 4월 이후 11개월 연속 증가세다. 그나마 지난 1월(3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은 축소됐다. 주담대 증가폭이 소폭 줄고, 기타대출 감소폭은 커졌기 때문이다.

주담대는 지난달 4조7000억원 늘어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1월(4조9000억원) 대비 증가폭은 소폭 줄었다. 주담대는 작년 8월(7조원) 정점을 찍은 뒤 증가폭이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다. 전세자금 수요가 일부 늘었지만, 아파트 입주 물량 축소, 영업일 감소 등 영향이다.

기타대출은 2조7000억원 줄었다. 넉 달째 감소세다. 명절 상여금 유입에 따른 신용대출 상환 등으로 전월(-1조5000억원) 대비 감소폭이 확대됐다.

한은은 앞으로 주담대가 낮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1월(3만1000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늘어나긴 했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조정 흐름 선상에 있다는 평가다. 원지환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은 주택경기의 향방이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하다”며 “주택 매매 흐름이 1월에 튀긴 했지만, 10월 이후 조정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주택 경기 불확실성이 높지만, 주담대는 일정 기간 낮은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자료=한국은행


은행 기업대출은 8조원 늘어 두 달째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은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3조3000억원 증가해 두 달째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관련 확대전략에 기업의 시설자금과 명절자금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4조7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역시 두 달째 증가세다.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는 은행대출 활용 등 영향으로 8000억원 순상환됐다. 한 달 만의 순상환 전환이다. 회사채는 기관들의 양호한 투자수요가 이어진 가운데, 금리하락 등에 따른 조달유인이 늘면서 3조6000억원 순발행됐다. 석 달째 순발행이다.

은행 수신은 지난달 32조4000억원 들어오며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청년희망적금 같은 적금상품의 대규모 만기도래에 따른 가계 자금 예치, 계절요인에 따른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자금 유입 등으로 35조1000억원 늘었다. 한 달 만의 증가 전환이다. 정기예금은 예금금리 고점 인식, 은행들의 자금 유치 노력 등으로 24조3000억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17조5000억원 들어오며 두 달째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은행 자금을 중심으로 5조1000억원 증가했다. 채권형, 기타펀드로도 각각 2조8000억원, 4조5000억원 유입됐고, 주식형펀드에도 4조3000억원 들어오며 한 달 만에 유입으로 전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