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덕수궁 돌담길 일부 구간 내년 개방된다

by이승현 기자
2016.11.14 11:15:00

영국대사관으로 막혀있던 170m 중 100m 개방 합의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1959년 영국대사관이 점유한 이후 57년간 단절됐던 서울 덕수궁 돌담길 일부 구간이 내년 8월부터 시민에게 개방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5월 영국 대사관과 양해각서를 맺은 후 수개월에 걸친 검토와 심도 있는 협의를 통해 대사관 후문~직원 숙소 100m구간 개방에 합의했다고 14일 밝혔다. 내년 8월 개방이 목표다.

현재 단절된 덕수궁 돌담길은 대사관 정문부터 후문까지 모두 170m다. 이 중 70m 구간(정문~직원 숙소)은 대사관 소유로 1883년 4월 19일 영국이 매입했다. 나머지 100m 구간(후문~직원 숙소)은 서울시 소유로 1959년 대사관이 점용허가를 받아 철대문을 설치하면서 지금까지 점유해왔다. 서울시 소유 100m 구간이 이번에 개방되는 곳이다.

개방되는 돌담길은 문화재청에서 복원을 추진 중인 ‘고종의 길’ 110m와 연결된다. 또 문화재청과 협의해 과거 회극문이 있던 덕수궁 담장에 출입문도 설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대한문을 통해 덕수궁에 들어온 시민들이 궁을 둘러보고 돌담길을 이용해 ‘고종의 길’이나 덕수초등학교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



서울시는 2014년 10월 덕수궁 돌담길 회복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할 것을 영국대사관에 제안했고, 그 해 11월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사관을 방문해 스콧 와이트먼(Scott Wightman) 전 주한영국대사와 함께 단절된 돌담길을 둘러보았다. 이후 지난해 5월 양측은 돌담길 개방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영국대사관은 돌담길 개방을 위해 경계담장을 재설치하고, 후문 이전 등 반환을 위한 설계·공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도 개방 예정인 100m 구간에 대한 상세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시는 또 영국대사관 업무빌딩의 안전을 감안해 대사관 소유 70m 구간에 대해서는 개방을 제외했지만, 개방 방안을 계속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서울시와 영국대사관은 상호 입장을 배려하는 가운데 덕수궁 돌담길 회복을 위해 그동안 최선을 다했다”며 “6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려드리는 덕수궁 돌담길이 역사성을 회복하고 걷기 좋은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57년만에 개방이 결정된 영국대사관 경내 서울 덕수궁 돌담길 위치도. [이미지=서울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