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두 개의 태양' 가진 10번째 외계행성 발견

by오희나 기자
2015.08.20 14:09:24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한국천문연구원은 별표면 통과(Transit) 방법을 이용해 두 개의 별로 이뤄진 쌍성 주위를 공전하는 외계행성을 10개째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8월호에 게재됐다.

이번에 발견한 외계행성 케플러-453b는 크기가 지구의 6.2배인 가스형 행성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행성의 모성(parent star)인 쌍성은 태양 질량의 94%와 20% 정도인 두 별로 27.3일의 주기로 서로 공전하고 있으며, 케플러-453b는 이 쌍성계를 204.5일 주기로 공전하고 있다.

케플러-453b는 태양계의 목성과 같은 가스형 행성으로 추정돼 행성 자체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모성과의 거리가 생명체가 살기 적합한 ‘생명체 존재가능영역’(habitable zone)에 있기 때문에, 이 행성 주위에 달과 같은 위성(exomoon)이 존재한다면, 그 위성에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연구는 한국천문연구원의 토비아스 힌세 선임연구원을 비롯해 미국 샌디에이고의 윌리엄 웰쉬 교수 등 케플러 우주망원경 워킹 그룹의 국제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공동연구팀은 2009년에 발사돼 2013년까지 약 4년 동안 운영된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관측 자료와 함께, 지상에서 얻은 분광과 영상 관측 자료를 분석해 이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우주에 있는 많은 별들은 두 개 이상의 별들이 서로의 중력에 의해 묶여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인류가 현재까지 발견한 약 1940개의 외계행성 중 두 개 이상의 태양을 가진 외계행성은 매우 희귀한 것으로 이번 연구결과는 별표면 통과(Transit) 방법에 의한 발견한 10번째 행성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NASA보다 2년 7개월 먼저, 세계에서 최초로 두 개의 태양이 뜨는 행성을 발견한 바 있다. 이 연구는 미국천문학회지에서 가장 많은 인용을 받은 논문 중의 하나로 선정된 바가 있을 정도로 세계천문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이후 6년간의 지속 연구를 통해 이번에 10개째 행성을 발견해 이 분야의 독보적인 연구능력을 자랑하게 됐다.

영화 ‘스타워즈’에는 주인공인 루크 스카이워커(Luke Skywalker)의 고향 행성인 타투인(Tatooine)에서 두 개의 태양이 동시에 지는 광경이 나온다.

천문연은 “이번 발견은 이런 광경이 허구가 아니고, 우리 태양계와 같이 1개의 별을 가진 외계행성처럼, 두 개의 태양을 가진 타투인 행성도 여럿 존재할 수 있음을 밝히는 중요한 관측적 증거를 제시하고 있어 행성의 기원과 진화 연구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설명하는 그림. 두 별로 이루어진 쌍성(왼쪽) 주위를 공전하는 외계행성(오른쪽)계 Kepler-453. 샌디에이고 대학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