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악재에 숨은 중국 호재..`화학株 주목`

by정재웅 기자
2012.05.24 15:49:07

그리스 위기에만 집중..중국 경기부양책 과소평가
중국, 향후 ''성장'' 위주 정책 표방..수혜주에 관심
전문가들 `화학株, 현재 저평가..중국 모멘텀 기대`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최근 우리 증시는 그리스발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그야말로 ''그리스에 웃고 그리스에 우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내놨다. 소비 촉진이 주된 골자다. 하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눈앞에 닥친 그리스 문제가 더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때일수록 그리스 보다는 중국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스에 묻혀 중국의 변화가 과소 평가됐다는 분석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24일 "그리스 위기와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실망감 등으로 중국의 변화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저평가된 주식을 고르듯이 외부 악재에 눌려 과소 평가된 중국 턴어라운드 스토리의 매수를 고려해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최근 중국정부는 3월 전인대에서 언급했던 경기부양책을 구체화하고 있다"면서 "향후 정책방향은 ''성장''에 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되며 하반기 중 재정확대 정책과 소비부양책의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이 이처럼 중국 정부 정책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지난 11일 발표된 중국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하회하자 중국정부가 유례없이 신속한 대처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표 발표 직후 지급준비율 하향, 에너지절약 가전 보조금 등 소비촉진책, 철도·신에너지 등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계획들을 속속 발표했다.



여기에 원자바오 총리가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신중한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가운데 ''성장''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밝힌 것도 중국 정부의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김경환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속된 정책발표를 통해 정부의 부양의지를 시사했다는 점이 가장 긍정적"이라면서 "정책스탠스가 뚜렷하게 변화하고 있고 경기 모멘텀은 오는 6월부터 점진적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중국의 정책 변화에 맞춰 이에 대응하는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수혜를 입을 업종으로 화학 관련주를 추천했다.

오 팀장은 "중국의 성장 정책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전기, 전자, 화학 등"이라며 "하지만 전기와 전자는 중국시장에서 중간재적 성격이 강해 화학업종 보다는 수혜 정도가 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 관련주들의 주가상승률은 이달 들어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월초대비 -13.70%, LG화학(051910)은 -4.94%, 호남석유(011170)도 -17.86% 를 기록하고 있다. 금호석유(011780)와 한화케미칼(009830)도 각각 -7.42%, -11.95% 를 나타내고 있다.

화학주들이 이처럼 약세를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도 업황부진 탓이 크다. 원료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제품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중국의 수요 부진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소비 부양책을 내놓은 만큼 향후 화학주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