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보희 기자
2012.04.09 19:47:53
9일 유투브 동영상으로 투표 독려 메시지
“투표 밥 먹여준다고 생각”..앵그리버드 비유 눈길
[이데일리 김혜미 박보희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4.11 총선에서 투표율 70%가 넘을 경우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하겠다고 9일 공언했다. 안 원장 측은 당초 이날 오후 4시에 투표 독려 동영상을 공개하기로 했으나 이보다 3시간 가량 늦은 오후 7시15분쯤 공개했다.
안 원장은 이날 유투브를 통해 공개된 3분짜리 동영상에서 “이번 선거의 의미는 굉장히 크다. 경쟁과 대립의 시대에서 조화와 균형의 시대로 넘어가는 커다란 변곡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투표가 밥 먹여주냐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나는 밥 먹여준다고 생각한다”며 “투표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하고, 삶의 질이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안 원장은 투표를 인기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앵그리버드 인형을 손에 든 채 “앵그리버드는 나쁜 돼지들이 성 속에, 견고한 기득권 속에 숨었는데 착한 새들이 자기 몸을 던져 성벽을 깨는 것”이라면서 “앵그리버드 한 마리 한 마리는 유권자 여러분의 한 표 한 표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은 또 여야 최대 격전지로 손꼽히는 부산과 관련해 “내가 태어나고 성장한 고향”이라며 “부산 시민들이 현명한 분들이니까 좋은 분을 선택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투표율 70%가 넘으면 미니스커트를 입고 율동을 곁들여 노래를 부르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안 원장은 “노래를 못하기 때문에 나에겐 큰 희생”이라고 말했으나, 진행자가 율동까지 곁들여 달라고 주문하자 잠시 망설이다 웃으며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진행자는 “안 원장님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율동에 노래하시는 것으로 공약을 정한다”고 선언했다.
당초 안 원장은 이날 부산대 강연을 계획했지만 최대 격전지인 부산인 만큼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논란이 일어 취소했다. 이에 오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방편으로 동영상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안 원장은 지난 3일과 4일에도 대학 강연을 통해 선거 참여를 강조했다. 안 원장이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데다 청년층 투표율에 따라 여야의 승패가 엇갈리는 만큼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됐다. 일각에선 총선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도 풀이했다.대학 강연으로 총선 참여?..안철수의 파괴력은
이같은 안 원장의 행보에 일각에서는 범야권후보로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젊은 층 투표를 독려한다는 것은 야권 승리에 기여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민주당 광고에 안 원장의 사진이 포함됐지만 이에 침묵하는 것 또한 암묵적 동의”라고 말했다.
오늘부터 방영되는 민주당 TV광고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출마 당시 이를 응원하는 안 원장의 모습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