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일반도로 누비는 숨은 집행자′…경기북부경찰 암행순찰차 타보니

by정재훈 기자
2021.03.25 11:00:10

경찰, 관용차 암행순찰차 개조해 1대 추가
경기북부지역 일반도로에만 2대 단속 전개
이륜차 도주 우려 은밀 미행 목적지서 단속
전동퀵보드 안전 위해 적극적 계도활동도

[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경찰의 암행순찰차가 고속도로에 이어 일반도로까지 활동영역을 넓힌다.

경기도북부경찰청은 약 한 달여 전부터 일반도로 암행순찰차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 22일부터는 경찰청 내 관용차를 개조한 암행순찰차를 추가 투입해 교통법규 위반 단속에 나섰다.

추가 차량을 투입한 첫날인 지난 22일 오전 9시. 경기도북부경찰청 교통안전계 소속 2명의 경찰관이 암행순찰차에 탑승했다.

기자가 동승한 현대자동차의 G70 3.3T 암행순찰차. 무려 370마력의 힘을 내는 이 차량은 국내 일반도로에서 따라잡지 못할 자동차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의 성능을 자랑한다.

겉으로 보기엔 일반 승용차와 별 차이 없었지만 운전석에 탑승한 이민규 경장이 내부 스위치를 조작하니 차량 전·후면에 빨간색, 파란색 사이렌과 ‘암행순찰’이라고 쓰여진 글씨가 뚜렷하게 보였다. 진짜 순찰차로 변신한 것이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암행순찰차가 경찰청 정문을 나와 이날 활동지역인 남양주시로 가기 위해 고속도로에 진입한 순간, 잔뜩 웅크렸던 치타가 먹잇감을 사냥하기 위해 달려나가듯 암행순찰차는 거친 배기음을 내며 순식간에 지정차로를 위반해 주행 중인 대형 트럭 꽁무니에 붙었다. 조수석에 탄 팀장 이영준 경위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주행 중인 트럭의 번호판을 정밀하게 촬영했다.

이 경위는 “화물차들은 무거운 짐을 싣고 달리다 보니 자칫 잘못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고속도로에선 차를 세워 단속하기 보다 이렇게 영상을 통해 단속을 한다”고 설명했다.

고속도로를 달린 약 15㎞ 구간에서 이 경장의 안전하지만 거침없는 운전실력과 이 경위의 재빠른 촬영으로 지정차로를 위반해 달리는 5대의 화물차를 단속했다.



남양주 다산신도시 아파트 밀집지 일대에서 신호위반 한 오토바이를 단속한 경찰관.(사진=정재훈기자)
고속도로를 벗어나 도착한 곳은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일반도로 전용 암행순찰차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다.

차량 통행이 많은 아파트 밀집지역 도로에 곡예운전을 하던 배달오토바이가 운전대를 잡은 이 경장의 눈에 포착됐다. 신호위반에 과속, 난폭운전까지, 이 경장은 이를 지켜보면서 조용히 오토바이의 뒤를 쫓았다. 오토바이 목적지까지 따라 붙은 암행순찰차. 운전자가 배달을 마치고 다시 오토바이로 돌아오는 그 순간이 바로 단속 시점이다.

이 경장은 “오토바이를 단속하기 위해 즉각 추격을 시작하면 도주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그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는 물론 무관한 시민들까지 위험에 처할 수 있어 오토바이의 경우 이런 방식으로 단속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반도로에서 암행순찰차에 가장 많이 단속되는 차량은 오토바이지만 최근에는 전동퀵보드도 중요한 계도의 대상이다.

왕복6차로 도로가 맞붙은 대형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 대기중인 전동퀵보드를 발견한 이민규 경장은 바로 순찰차를 몰아 두꺼운 헤드폰을 낀 20대 초반의 운전자에게 접근했다.

이 경장이 주변 차량의 안전운행을 유도하는 사이 이영준 경위가 전동퀵보드 운전자에게 다가가 관련 법 시행 취지를 설명하고 전동퀵보드 운행시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착용할 경우 주변 상황을 인지하기 어려워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이영준(오른쪽) 경위가 안전장구를 갖추지 않고 전동퀵보드를 타던 운전자에게 안전운행을 당부하고 있다.(사진=정재훈기자)
이렇게 다산신도시 내 인구밀집지역에 대한 단속을 마친 암행순찰차는 서울에서 가평·양평을 향하는 길목인 국도6호선 삼패사거리로 방향을 틀었다. 이곳은 일반도로지만 화물차 등 통행량이 많아 사고가 잦은 곳이다.

약 5㎞를 이동하는 동안 1차로로 위태롭게 주행하던 4~5대의 화물차를 단속했다.

이날 오전 기자가 동승한 경기북부경찰청의 일반도로 암행순찰차는 남양주시 일대에서 무법 질주하는 오토바이를 비롯 지정차로를 위반한 화물차와 불법유턴한 택시, 신호위반한 승용차 등을 단속하고 전동퀵보드에 대한 계도활동을 펼쳤다. 기자를 남양주시청 인근 ‘이석영광장’ 앞에 내려준 암행순찰차는 과속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가평군으로 향했다.

국도6호선 상 지정차로를 위반한 화물차 단속 모습.(사진=정재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