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집약 산업 된 차량공유…투자유치 경쟁

by권소현 기자
2016.06.16 13:49:16

디디추싱·우버 앞다퉈 자금조달…회사채 시장까지 노크
점유율 확보 위해 마케팅에 돈 쏟아부어
영업도 자금조달도 ''과열양상''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차량공유 앱 서비스 업체인 미국 우버와 중국 디디추싱(滴滴出行)이 자금유치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 시장 점유율을 놓고 격돌하고 있는 만큼 마케팅을 위한 실탄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서비스 업종에서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디디추싱은 최근 73억달러(약 8조5454억원)를 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애플로부터 10억달러를 투자받은 사실은 이미 알려졌고, 이를 포함해 지분투자로 45억달러, 회사채 발행으로 28억달러를 확보했다. 이번 신규 자금조달로 금고에 100억달러 이상을 채워넣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우버는 2주 전 사우디국부펀드(PIF)로부터 35억달러를 조달했다. 이어 최근 20억달러 규모의 레버리지론 발행을 위해 회사채 시장을 노크했다. 우버는 창업 이후 총 129억달러를 투자받았으며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625억달러로 평가받았다. 이는 전 세계 스타트업 최고 몸값이다.

다른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들도 돈 끌어모으기에 여념이 없다. 이스라엘의 게트는 지난달 독일 폭스바겐으로부터 3억달러를 유치했고, 리프트는 올해 1월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5억달러를 투자받았다.



이처럼 닥치는 대로 자금조달에 나선 것은 시장 확보를 위해서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는 우버와 디디추싱 모두 운전자와 이용자 확보를 위해 보조금을 퍼주고 있다. 우버는 지난해 중국서 보조금을 주는데 10억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아울러 운전자 확보를 위해 차량 리스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싱가포르 등에서는 자체 차량을 보유해 영업에 나섰다. 따라서 초기엔 차량을 소유하지 않았고 운전자를 고용하지 않았던 차량공유 앱 서비스 업체들이 점차 자본을 필요로 하는 사업으로 바뀌고 있다.

스타트업이 기업공개(IPO)를 원치 않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상장해봤자 공개해야 할 사항이 많아지고 귀찮아지는 만큼 가능한 한 장외기업으로 버티면서 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그나마 차량공유 앱 서비스에 대해 투자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자금조달도 수월하게 이뤄지고 있다. 차량에서 시작해 오토바이, 헬리콥터까지 공유대상이 다양해지고 있고, 기존의 교통시스템이나 택시 서비스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이에 따라 차량공유 서비스는 IT 업계에서 가장 파괴력이 큰 분야로 꼽힌다.

다만 기업가치가 너무 치솟으면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맥스 울프 맨해튼벤처파트너스 이코노미스트는 “군비경쟁을 벌이면서 이성을 무시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군비조달, IPO 회피, 자금을 댄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기 위해 이렇게 투자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