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진출에도…국내 가구업체 1Q 두 자릿수 '성장'

by김재은 기자
2015.05.19 13:32:10

한샘·에넥스, 사상 최대 실적 거둬
B2C 수요 증가 힘입어 당분간 호실적 '지속' 예상
비브랜드 가구 타격 커..가구협회, 정부지원 요청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스웨덴의 가구공룡 이케아(IKEA)의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국내 가구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공개됐다.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수요 증가 덕에 가구업체 1위 한샘(009240)과 인테리어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한 에넥스(011090)는 매출과 이익이 동반 증가하며 비수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샘, 현대리바트, 퍼시스, 에넥스, 에이스침대, 코아스, 디비케이, 보루네오가구 등 8개사의 1분기 합산 매출은 7749억원으로 전년동기(6818억원)에 비해 14% 증가했다. 합산 영업이익은 510억원 수준으로 전년동기(508억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B2C시장을 공략하는 한샘(009240)과 에넥스(011090)는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한샘의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28%, 24% 늘어난 3691억원, 279억원이었다. 주방가구에서 인테리어, 온라인 등으로 외형을 키우고 있는 에넥스(011090)는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6%, 35% 증가한 856억원, 32억원을 기록했다.

가구업계 2위 현대리바트(079430)의 1분기 매출은 2% 줄어든 1628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101억원으로 24% 감소했다. 현대리바트의 경우 최근 공격적인 직매장 확대 등 B2C시장 공략을 위한 유통망 확대가 본격화하고 있으나 실적으로 연결되기까지는 6개월가량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박용희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B2C냐 B2B위주냐에 따라 가구업체의 실적이 다소 엇갈린 것으로 풀이된다”며 “B2C 수요 확대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B2B위주의 현대리바트 등도 올 4분기부터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B2B시장 의존도가 높은 디비케이(073190)나 코아스(071950)의 경우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익은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케아발 브랜드와 비브랜드 가구업체의 실적 양극화가 이제 막 시작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가구시장은 10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비브랜드 가구가 70%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박 연구원은 “이케아 진출로 비브랜드 가구시장은 매출감소 등이 불가피한 반면 브랜드가 있는 가구업체는 되레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국내 인테리어시장 변화와 맞물려 리모델링 수요가 발생하는 부엌, 욕실 뿐 아니라 다양한 인테리어 품목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15년 이상된 아파트 세대수는 올해 8만세대에서 2020년 9만6000세대로 매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잠재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4조4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 192조9000억원으로 24.9%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구업체 1위 한샘의 경우 현재 13~30%에 불과한 가구·부엌 점유율이 30~40%대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건자재 비즈니스의 안정화가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가구산업협회는 현재 가구업체들의 1분기 실적을 조사중에 있다. 이용원 가구협회 사무국장은 “이케아가 진출한 이후 브랜드 가구업체는 마케팅 전략을 펼쳐 대형매장으로 전환하고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며 “반면 중국, 베트남에서 저가 수입가구를 수입·유통하는 소매 유통가구점들은 많이 문닫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케아 등의 가구 완제품은 영세율이 적용되지만 수입 자재는 기본 8% 관세를 내야해 중소 가구업체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차원에서 지원이 절실한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