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환율 내렸으니 기름값 내려라"

by최현석 기자
2004.11.10 16:10:47

환율 하락따른 수출둔화 우려보다 내수 회복 기대

[edaily 최현석기자] 최근 달러/원 환율이 1100원대로 떨어지며 7년만에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자 네티즌들도 환율에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수출기업들에 대한 우려가 많았으나, 내수 회복 등 긍정적인 면을 고려하는 시각이 더 우세했다. 특히 상당수 네티즌들은 정유사들의 기름 값 인상에 대한 반발감을 내비쳤다. 환율이 많이 떨어졌으니 기름값도 내려야 한다는 논리다. 10일 주요 인터넷 포털업체에 따르면 네티즌들은 환율이 보름새 40원 가량 급락한 데 따른 수출 타격을 가장 우려했다. 네이버의 gtakorea란 아이디(ID)를 쓰는 네티즌은 "(환율이) 내려가면 좋은게 하나도 없습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 환율이 계속 떨어진다면 나라경제 망치는 겁니다" 라며 걱정을 표시했다. hongeosot라는 네티즌 역시 "수출 최전선에서 뛰고있는 사람으로서 작금의 환율사태(원화 초강세)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금 내수경기가 X판이어도 이만큼 버티는 게 수출덕분인데, 계속 환율이 이런 식이면 수출이고 뭐고 다 무너진다"며 "정부와 여당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최근 달러약세가 세계적인 현상이라 국내 기업들에 미치는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더 많았다.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장기화된 내수부진 극복을 위한 정책 노력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keen486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당장 수출에서 타격을 입지만, 중장기적으로 볼때에는 기업 체질개선과 내수시장 활성화 등에서 유리해집니다"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user2811란 네티즌도 "지금 우리나라는 수출이 사상최고치라고 떠드는데 왜 수출이 안된다고 난리냐. 지금은 물가를 조금이라도 내려서 서민들 편하게 하는게 더 났다"고 주장했다. 특히 expert_skr란 네티즌은 "우리기업들은 외환위기이후 지금까지 땅집고 헤엄치는 식으로 쉽게 수출해 왔습니다. 물론 그런 높은 환율때문에 수입물가올라서 서민들이 힘들었지요. 적어도 900원대환율로 돌아가는게 마땅하구요. 그 환율 못견디는 기업은 도태되는게 장기적인 국가경제와 국민후생의 관점에서 볼때 오히려 좋습니다. 한계기업 살리자고 환율방어에 돈 쏟아부으면 환율방어도 되지도 않을 뿐더러 부작용만 심해져 이번처럼 급속히 절상돼 충격만 더 커지는 겁니다"며 장문의 해석을 달았다. 이와함께 최근 유가 급등에 따른 불만도 곳곳에서 튀어나왔다. 환율이 크게 떨어진 만큼 기름값도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류를 이뤘다. 35241라는 아이디 소유자는 "유가도 내려가나. 이거 불법아냐. 환율 올라가면 올라간다고 값 올리고 내려가면 감감무소식이고. 아예 환율 올라갈때도 올리지 말던가"라며 정유업계를 질타했다. cyahn99라는 네티즌도 "기름값 환율하고 상관 많읍니다. 1배럴에 1300원 주고 사왔는데 이제 1배럴에 1100원에 사오면 배럴당 200원 덜 주고도 사오는데 기름값은 그대로 받으면 정유회사는 앉아서 떼돈 번 겁니다. 근데 애들이 내릴 생각을 해야지. 순 도둑눔 심뽀!"라고 질타했다. 한편 nostalgia782라는 아이디 소유자는 "배럴당 유가는 미국,유럽,아시아지역이 다 다릅니다. 주로 중동산 원유를 수입하는 한중일에겐 중동산 원유를 수출할때 아시안 프리미엄을 붙입니다. 환율이 다소 떨어진다 해도 유가에는 그 영향이 미비할 것입니다"라며 정유사 입장을 고려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