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차기 재무장관 거론’ 베센트 “IRA 인센티브, 바꿔야”
by김윤지 기자
2024.11.11 11:39:44
트럼프 경제 책사, WSJ 기고문
“경제학자 경고했지만 시장은 열광”
“규제 완화·세제 개혁으로 성장 촉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헤지펀드 키스퀘어 최고경영자(CEO)인 스콧 베센트가 10일(현지시간) ‘바이드노믹스’(바이든 경제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이전처럼 경제를 되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 최고경영자(CEO)(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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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센트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친성장 정책을 통해 민간 투자를 더욱 활발하게 유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3명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했으나, 트럼프 당선인이 11·5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금융 시장 반응은 그들의 우려와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 뉴욕 증시에서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우량주 그룹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규제 완화와 세제 개혁을 통해 미국 경제를 재민영화해 자신이 첫 임기 때 달성한 공급 측면에서의 성장에 박차를 가할 의무가 있다”면서 “이를 통해 성장 엔진을 재가동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며, 4년 간 무분별한 지출로 인한 연방정부 부채 부담을 해결하는 데 필수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행정부의 자본 배분 왜곡으로 인해 미국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것이 베센트의 주장이다. 그는 미국의 경제 성장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7%에 달하는 통제 불능의 연방 적자로 지탱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에너지 투자의 르네상스를 이끌고,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보장해 장기적인 미국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아닌 민간이 자본을 배분하는 것이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비생산적인 투자를 장려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왜곡된 인센티브를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IRA가 보조금으로 유지될 수밖에 없다면서 “규제 및 감독 환경을 정비하면 더 많은 대출을 장려하고 은행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짚었다.
IRA는 2022년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법안으로, 기후 변화 대응, 의료비 절감, 세제 개혁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경제를 안정화하는 것을 목표로 세액 공제나 보조금 지급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IRA을 ‘그린 뉴 스캠’(Green New Scam·신종 녹색 사기)로 칭하는 등 바이든 행정부의 대표적인 기후변화 대응 정책인 IRA에 비판적 입장이다. 그의 당선으로 보조금 축소 및 폐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국방 예산을 초과하는 미국의 이자 지출 비용도 언급했다. 그는 재무부가 역사적 수준보다 높은 금리로 1조 달러 이상 규모의 단기채를 발행해 국채 시장을 왜곡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다 정통적인 차입 방식으로 부채를 상환하는 것은 장기 이자율을 높일 수 있으며 이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면서 “금융시장을 뒤흔들지 않고 신중한 차입 전략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제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달러의 글로벌 역할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센트는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자문가다. 올해 트럼프 캠프에 2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으며, 미국과 런던에서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공동으로 주최하기도 했다.
베센트는 월가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오른팔로 불리며 소로스펀드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역임한 바 있다. 1990년대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의 런던 사무소를 운영한 그는 영국 파운드화에 대한 베팅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는 일본 엔화에 베팅해 큰 수익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