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구 명예교수, 단국대에 20년간 모은 1억 쾌척
by신하영 기자
2024.03.26 13:41:56
7년 전 정년퇴임 후 20년간 모은 1억원 기부하기로
“90년대 단국대병원 개원 멤버…단국인에게 보답”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어지럼증 치료의 권위자로 알려진 이정구 단국대 명예교수가 학교에 1억원을 쾌척했다.
단국대는 이 명예교수가 이비인후과학 발전에 써달라며 기부금을 전달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명예교수는 어지럼증 치료의 개척자이자 의학 레이저 분야의 세계 권위자로 알려져있다. 우리나라 이비인후과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 명예교수는 “미래의 주역인 젊은 후배 의사들의 꿈을 응원하고 싶어 아내와 상의해 단국대 재직시절 20여 년 모아둔 연금 1억을 기부하게 됐다”며 “우리 부부는 1994년 단국대병원 개원 멤버로 단국이 맺어준 인연이기에 그 사랑을 단국인에게 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명예교수는 1965년 서울대 의대 졸업 후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에서 전문의 과정을 마쳤다. 이어 일리노이 주립 의과대학과 로마린다 의과대학에서 20여 년간 임상·연구교수를 지냈다. 1992년 단국대 의과대학 의학과(이비인후과) 교수로 부임 후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어지럼증 검사·치료를 체계화했다.
이후 어지럼증을 연구하는 학술단체 대한평형의학회를 1994년 창립했으며 전정기능검사 워크숍(VFT)도 개설했다. 또한 레이저가 의학 치료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도록 의학레이저·의료기기연구센터(2009)를 세우고 의학 레이저 장비 국산화에 초석을 다졌다.
2003년에는 한국 학자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이비인후과학회로부터 에드몬드 프린스 파울러(Edmund Prince Fowler) 상을 수상했다. 이 교수는 7년 전 정년퇴임 후 미국 샌디에이고로 건너가 단국대병원 수간호사 출신인 아내 김원숙 씨와 함께 의료봉사 활동을 펴고 했다.
이민영 단국대 의학과 교수는 “한국 이비인후과 의사들에게 이정구 교수님은 스승이자 아버지와 같이 든든한 존재”라며 “교수님이 길러낸 많은 후학들이 현재 이비인후과학 분야에서 한국 의료의 위상을 높이는 데 곳곳에서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