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말레이 독점공급

by박일경 기자
2020.07.17 13:34:08

팬젠, 말레이시아 정부 입찰서 수주 따내
첫 할랄 인증…3년간 국영의료기관 납품
최대 100억 추정…듀오파마와 공급 계약
필리핀·베트남·태국·사우디 품목허가 신청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 팬젠(222110)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빈혈치료제 ‘팬포틴’(성분명 에포에틴 알파)이 말레이시아 정부에 독점 공급된다.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 팬젠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빈혈치료제 ‘팬포틴’. 말레이시아 수출명은 ‘에리사’다. (사진=팬젠)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팬젠의 적혈구형성인자(EPO)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에 대해 말레이시아 판권을 보유한 국영제약사 듀오파마(Duopharma)가 최근 말레이 정부에서 진행한 EPO 의약품 입찰에서 수주에 성공했다.

말레이시아 수출명은 ‘에리사’로 팬젠이 지난해 3월 시판 허가를 획득한 이래 듀오파마가 말레이 시장에 출시했다. 이후 민간 의료보험 시장에서 로슈와 암젠의 오리지널 제품들과 경쟁해 왔다. 이번에 정부 입찰을 따내면서 향후 3년 동안 국가운영 의료기관 등에 독점 공급이 가능해졌다.



말레이시아 빈혈치료제 시장은 약 400억원 규모로 국영과 민간 공급(각 200억원)이 절반씩 양분하고 있다. 팬젠이 수주한 말레이 정부 입찰 부분은 국영 공급 시장에서도 가장 큰 그룹으로 100억원대로 추정된다.

팬젠 관계자는 “3년간 독점 공급에 따른 전체 수주금액을 공개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 “앞으로 듀오파마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협의 과정을 거쳐 구체적인 계약 내용이 확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팬포틴은 지난 2월 한국이슬람교중앙회로부터 할랄(Halal) 인증을 받았는데 우리나라에서 자체 개발된 바이오의약품 가운데 첫 사례다.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제조 공정상 혈청을 비롯한 동물 유래 원료들에 노출돼 있어 할랄 인증 취득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팬젠 관계자는 “할랄 인증은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 입찰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다른 이슬람 국가 진출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팬젠은 필리핀·베트남·태국 등 아세안 주요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 품목 허가 신청을 완료하며,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한 해외 시장 다변화 전략 차원에서 품목 허가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