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브렉시트 협상 결렬 대비해 '플랜B' 마련 착수"
by방성훈 기자
2017.11.13 12:12:40
미셸 바르니에 EU 협상대표 佛매체 인터뷰서 밝혀
EU 회원국 및 기업들에 협상 결렬시 대비책 마련 주문
"英, 2주 내 이혼합의금 입장 명확히 내놔야"
| 미셸 바르니에 유럽연합(EU) 브렉시트 협상 대표. (사진=AFP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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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U가 ‘플랜 B’를 마련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알려져서다.
EU측 브렉시트 협상 대표인 미셸 바르니에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르주르날뒤디망슈와의 인터뷰에서 “협상 결렬은 원하지 않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비해 비상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U 회원국들과 기업들도 협상 결렬에 대비해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우리 역시 기술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르니에 대표의 발언은 지난 10일 EU가 영국에게 EU 재정기여금, 소위 ‘이혼합의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며 2주 시한을 통보한 이후에 나온 것이다. EU는 영국에 600억유로 규모의 이혼합의금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이후 EU가 입게 될 손실액을 200억유로로 추산했다. 양측의 견해 차이로 브렉시트 협상은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고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에 지난 달 EU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영국의 EU 탈퇴조건에 관한 협상에서 충분한 진전이 없었다며 무역협정 등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을 벌이는 2단계 진입을 승인하지 않고 12월 정상회의에서 재차 논의하기로 했다. 또 앞으로 있을 미래관계 협상에 대비해 EU 차원에서 내부논의를 갖기로 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당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약속에 대해 ‘객관적 해석’을 확립해둘 필요가 있다”면서 “이혼합의금과 아일랜드 국경 문제 등 핵심 쟁점들과 관련해 ‘충분한 진전’이 이뤄진 경우 다음 단계 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르니에 대표는 이날도 이혼합의금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협상이 결렬되면 영국 비행기가 유럽에 착륙하는 일부터 개나 고양이 등을 데리고 유럽을 오가는 일 등까지 수많은 분야에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영국은 중국처럼 세계무역기구(WHO) 체제 하에서 EU와 교역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영국이 2주 시한을 넘길 경우 무역 협상이 내년 2~3월로 연기될 것이라고 전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협상이 지연되면 결론을 내리기까지 2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