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태선 기자
2015.12.07 11:00:00
KOTRA, 러시아의 대 터키 경제제재 관련 긴급 동향 조사
건설, 식료품, 직물 등 국내기업 진출기회 확대 전망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러시아가 최근 대 터키 경제제재 조치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건설, 식료품, 직물 등 분야에서 우리 기업에게 틈새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KOTRA는 러시아-터키 갈등의 영향에 대한 긴급 조사를 실시하고 이같이 전망했다.
러시아는 경제제재의 일환으로 터키 기업의 건설 프로젝트 수주를 제한하는 특별허가제를 도입할지 검토하고 있다. 이 허가제가 실현되면 러시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터키 건설사들이 시장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어 국내 기업의 진출기회가 상대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터키 건설사들은 1990년대 초부터 저가의 건설비용과 서구의 우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러시아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해왔다. 올해 기준으로는 엔카(ENKA), 안트 야프(Ant Yapi) 등 대형 건설사를 포함해 약 100여개의 터키 건설사가 진출해 있으며, 최근 20년 간 터키 건설사들의 러시아 프로젝트 수주 규모는 총 500억 달러에 달한다.
터키의 대 러시아 주요 수출품목인 과일, 견과류, 채소, 직물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의 진출 기회가 다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러시아는 터키로부터 8억 달러 규모의 과일 및 견과류, 6억 달러 규모의 채소류를 수입한 바 있다.
하지만 이달 1일 러시아 정부는 터키산 채소 및 과일에 대한 수입 금지조치 시행령에 공식 서명했고, 지난달 27일 트카초프 러시아 농업부 장관은 터키산 수입품을 다른 나라 것으로 대체할 준비가 됐다고 언급, 터키산 점유율은 급락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자국 농업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시 온실, 농자재, 농기계 등의 수입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KOTRA 모스크바 무역관이 이달 1일 자체적으로 실시한 바이어 전화인터뷰에 따르면 식품 유통업체인 트라이 에스 푸드(Tri-S Food)의 구매담당자는 “터키는 러시아의 과일 및 채소 주요 수입국이었으나 이번 제재 이후 한국이나 중국으로 수입 범위가 확장될 수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진출 기회에 대해 언급했다. 또 직물 분야 현지 기업인 텍스타일 월드의 구매담당자는 “수입제재에 직물이 포함되면 내년 이후 중국, 한국 등 터키를 대체할 새로운 수입 대상국을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명희 KOTRA 중아CIS팀장은 “터키와 한국의 수출 경쟁품목은 크게 겹치지 않아 러시아의 터키 수입대체 수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건설부문에서는 한국 기업과 터키 기업 간 경쟁이 있어왔기 때문에 건설자재 수출과 건설시장 진출 확대는 기대해 볼만 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