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승형 기자
2011.08.01 17:21:31
"동반성장,IMK에 새로운 성장기회,경쟁력 강화"
다른 대기업들은 아직까지 '요지부동'
[이데일리 이승형 기자] 삼성이 전격적으로 MRO(소모성자재구매대행)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은 중소기업 동반성장이라는 명분 살리기 외에도 비핵심 사업 철수를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포석을 깔고 있다.
삼성은 특히 이번 결정으로 IMK가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MK가 삼성과의 거래 관계는 유지하면서도 그동안 계열사라는 이유로 제약을 받았던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실제로 동반성장이 주요 화두였던 지난 5월 IMK가 "삼성 계열사와 1차 협력업체를 위주로 영업하겠다"며 스스로 사업 영역에 '제한'을 두자 소액주주 등을 중심으로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기업이 스스로 성장의 발목을 잡느냐"는 것이 반발의 주된 내용이었다.
이에 따라 삼성은 이번 조치가 IMK에 '플러스 알파'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해 IMK 매출 1조5000억원 가운데 83%가 삼성과의 거래에서 발생했다"며 "이 물량은 그대로 유지한 채 계열사의 족쇄를 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IMK와 삼성과의 거래 품목수는 무려 40만개. 납품사가 많기 때문에 소모성 자재 구매 구조 자체를 바꿀 수도 없는 상황.
삼성은 더욱이 인수자가 원할 경우 거래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볼모성 지분'을 남겨둘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삼성이 전격적으로 철수 결정을 내림에 따라 LG,포스코, SK,GS 등 대기업 20여곳의 MRO 사업 지속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한화그룹도 8월부터 MRO 사업을 중단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다른 대기업들도 '동반성장' 화두에 떠밀려 원점에서 사업을 검토할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들 대기업이 사업 철수 등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 상조인 것으로 보인다. MRO 업계 1위인 서브원(작년 매출 2조5314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LG(003550)그룹 관계자는 "아직까지 그룹 차원에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서브원 지분 100%를 보유중인 (주)LG가 MRO사업 철수나 포기 등의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003600)그룹측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계열사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MRO업체 엔투비의 최대 주주인 포스코 역시 엔투비의 경우 다른 경쟁사들과 달리 영업이익률 0.43%에 불과하며, 오히려 중소기업 동반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사업을 계속 영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