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G20 넘긴 외환시장 `변곡점` 통과?
by정선영 기자
2010.11.15 15:11:04
"유럽·규제 리스크, 금리 효과 상쇄할 것"
상품·증시 돌아서면 환율도 돌아설 가능성
마켓 인 | 이 기사는 11월 15일 14시 41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정선영 기자] 달러-원 환율이 조정 장세에 돌입했다. 한국은행이 오는 16일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 전반에 드리워져 있지만 반등 재료들도 곳곳에 포진해 있다.
이달 초부터 1100원에 근접했던 달러-원 환율은 아일랜드 구제금융 우려, 규제 리스크 등에 추가로 낙폭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환율은 1130원선을 중심으로 갈팡질팡하고 있다.
G20 서울 정상회의가 끝나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혼재된 재료를 두루 살피는 양상이다.
일단 외환시장에서는 11월 금통위 금리 인상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 하락 기대감이 있음에도 환율이 좀처럼 아래쪽으로 밀리지 않는 것은 줄줄이 대기중인 반등 재료 때문이다. 환율이 연말까지 1100원을 뚫고 내려가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매도 심리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이 와중에 아일랜드 구제금융 가능성도 재차 불거지면서 환율에 하방 경직성을 주고 있다. 아일랜드가 최대 900억 유로까지 구제금융을 지원받을 것이며 시기 조율만 남았다는 소식에 시장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유로-달러는 1.3679달러로 하락하고 있지만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연합(EU) 5개국 재무장관들이 "아일랜드 지원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후 유럽 재료는 다소 누그러진 분위기다.
연말까지 불과 한달 반 남겨놓은 상황이라는 점도 환율 하락세에 제동을 걸고 있다. 당국의 연말 종가 관리가 서서히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규제안 또한 외국인 채권 과세에 그치지 않고 잇달아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환율 하락세를 막는 가장 큰 변수가 되고 있다.
한 시장 참가자는 "유럽과 규제 리스크에 금리 인상 영향이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며 "환율 반등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변곡점에 대한 관측도 차츰 불거지고 있다. 달러-원은 이달 들어 수차례 1110원을 뚫고 내려가며 1100원선을 위협했다. 월중 저점이 1103.0원까지 떨어지며 연저점 1102.6원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그러나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눈에 띌만한 환율 합의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다시금 당국 스탠스를 의식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외국인 채권 과세를 비롯해 각종 규제안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같은 규제 방침은 환율에 강한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럽 우려에 상품과 증시 약세까지 가세하고 있어 달러-원이 빠질 만한 여지가 점점 줄어드는 모습이다.
이진우 NH투자선물 리서치센터장은 "원자재, 금, 은 등 그동안 달러 약세에 편승해 숨가쁜 상승 랠리를 이어오던 상품가격이 일제히 꼬리를 내리기 시작했다"며 "금융시장이 미 FOMC와 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던 변곡점을 통과하고 있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역외투자자들이 열심히 달러를 되사면서 원화 매수 포지션을 털어내는 중이지만 국내 수출업체들은 1100원 붕괴 직전까지 갔던 환율이 30~40원 높은 레벨로 오면 팔려고 할 것"이라며 "이 매물이 소화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자산시장의 흔들림이 단순한 조정인지 추세전환인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