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박회장 등 보유지분 모두 내놓겠다"(종합)

by백종훈 기자
2009.12.30 16:56:05

금호산업·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신청
금호석화·아시아나항공 자체 경영정상화 추진

[이데일리 백종훈 김유정기자] 금호그룹이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박삼구 명예회장 등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 전부를 채권단에 담보로 넘겨 처분을 위임키로 했다.

다만 박 명예회장 등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내로 노력하겠다고 밝혀, 경영권 분쟁을 겪었던 박찬구 회장 등의 보유주식 출연여부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금호그룹은 또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로 자본잠식 위기에 놓인 금호산업과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개선절차)을 신청하되 영업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그룹 지주회사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자구노력을 전제로 자체 경영정상화를 추진키로 했다.

오남수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산은과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호석유화학 등 박삼구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모두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 전부를 사재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오 사장은 나머지 오너일가 보유주식 출연여부에 대해서는 "통제 가능한 범위의 오너 주식을 출연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해달라"며 박찬구 회장의 보유지분 출연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금호 3세 지분 사재출연은 미묘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금호그룹은 이날 대우건설의 연내 매각이 무산됨에 따라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개선절차)을 공식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를 포함한 채권금융기관의 출자전환 등 채무재조정이 추진된다.

금호그룹은 또 사실상의 그룹 지주사 격인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자구노력을 전제로 채권단 자율협약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추진키로 했다.

대우건설의 경우 산업은행 사모펀드(PEF)가 50%+1주 인수를 추진하고 금호생명은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으로 PEF를 설립해 인수키로 했다.

그러나 관심이 모아졌던 대한통운은 매각 대상에서 일단 제외됐다. 이에 대해 일부 채권단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채권단의 워크아웃 동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김영기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비교적 안정적인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 두 회사는 금호산업, 금호타이어와 달리 워크아웃을 신청하지 않고 자체 정상화를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오남수 금호그룹 사장은 "경영책임을 통감하며 자구노력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