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1만선 붕괴..`글로벌위기 공포감 증폭`

by김기성 기자
2008.10.06 23:56:14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6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주식시장에서 다우 지수 1만선이 4년만에 처음으로 붕괴되는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폭락세다.

지난주말 미국 정부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법안 발효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와 경기후퇴(recession)가 유럽 등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는 공포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로 인해 아시아, 유럽, 미국의 주식시장이 연쇄적으로 폭락하고 있다.

전세계 자금시장의 신용경색도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3개월짜리 라이보(런던은행간금리)와 미국의 기준금리간 스프레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는 의미다. 은행들간 불신이 극에 달하면서 대출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결과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유동성 공급을 대폭 확대하고, 신용경색 해소를 위한 추가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역부족이다.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일제히 뒷걸음질치고 있다. 원유 등 상품주도 동반 하락세다. 원유 수요 감소를 뜻하는 경기후퇴(recession)가 전세계로 전염되고 있다는 우려감으로 인해 국제 유가가 급락하고 있는데 따른 것.

오전 10시40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9831.25로 전거래일대비 494.13포인트(4.79%) 급락했다. 다우 지수가 1만선 밑으로 내려앉기는 지난 2004년10월29일 이후 처음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7.08포인트(6.01%) 추락한 1830.31을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040.37로 58.86포인트(5.35%) 폭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물 인도분은 4.24달러 급락한 배럴당 89.6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美 구제금융발효 불구 `글로벌 돈맥경화`..금융주 일제 급락



미국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법안 발효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금융시장의 극심한 신용경색이 오히려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시장의 유동성을 가늠하는 하루짜리 라이보(런던은행간금리)는 2.37%로 37bp 급등했다. 3개월짜리 라이보도 지난 1월 이후 최고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개월짜리 라이보와 하루짜리 초단기대출금리(OIS)간 스프레드인 라이보-OIS도 298bp로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이는 2주전의 129bp와 한달전의 81bp에 비해 급등한 것이다.

달러 뿐만 아니다. 영국 등 유로존의 경기악화로 인해 유로도 잘돌지 않고 있다. 3개월짜리 유리보(유로은행간금리)는 1bp 오른 5.35%를 기록, 7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달짜리 유리보도 5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면서 5.15%로 올라섰다.

아시아시장 역시 심상찮다. 홍콩의 하이보(홍콩은행간금리)는 4bp 오른 3.85%로 올랐다. 이는 작년 12월10일 이후 최고치다. 은행의 단기금리도 9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사이릴 부지트 BNP파리바 전략가는 "신용경색이 이어지고 있어 중앙은행들의 추가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며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려는 정부들의 강한 의지가 있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위험회피성향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위기 확산 우려감이 증폭되면서 금융주가 동반 급락세다. 씨티그룹(C)은 8% 떨어졌고, 뱅크오브아메리카(BAC)와 골드만삭스(GS)는 각각 7.1%와 9.4% 후퇴했다.

◇`연준, 금리 인하 나설까`..TAF 두배로 확대

연준은 이날 은행 대출시스템인 `기간입찰대출(TAF)`의 규모를 연말까지 종전의 두배인 9000억달러로 대폭 확대하는 한편 극심한 신용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을 촉진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연준과 재무부는 추가 지원 방법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우선 대출기간 24일짜리와 84일짜리 TAF의 규모를 각각 150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또 은행들의 상업은행 지급준비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자율은 연방기금 금리에서 10bp를 뺀 금리가 적용된다.

연준의 이같은 조치는 미국의 구제금융법안 발효에도 불구하고 3개월짜리 라이보(런던은행간금리)와 기준금리간 스프레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더욱 심화되고 있는 자금시장의 신용경색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위기와 경기후퇴(recession)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는 공포감이 퍼져나가면서 은행간 대출시장이 더욱 꽁꽁 얼어붙는 분위기다. 금융권은 물론 기업들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깊숙히 파급되고 있다는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연준이 오는 29일 열리는 10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지난주말 하원의 구제금융법안 승인 직후 신용위기를 틀어막기 위해 모든 권한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내일(7일) 전미기업경제협회(NABE) 연례 회의 연설에서 그 가능성을 시사할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