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사 부족하다” Vs 의협 “안 부족하다”…간극 여전
by이지현 기자
2024.02.23 16:06:59
의-정 생방송 토론회 나서
의사수 해석 시각차만 확인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를 둘러싼 의-정 갈등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생방송 TV 토론회를 통해 간극을 줄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첫 번째 토론 주제인 의사 수 부족에 대한 견해부터 차이를 보였다.
23일 KBS 1TV 시사 프로그램 ‘사사건건’의 특집 ‘의대 증원 논란의 본질을 묻다’ 토론회에서 정부측 인사로 나선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의료시장에도 병원과 의원, 미용성형이라는 비급여 시장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불균형이 심해져 수급이 발생했다”며 증원 배경을 설명했다.
박 차관은 “수요는 늘고 공급은 한정돼 있어 불균형이 심하게 나타난다”며 병원의 긴 대기시간, 상경진료, 의료진은 잦은 당직, 진료지원간호사(PA) 확대 등을 사례를 들었다. 그러면서 “활동의사수는 지난 10년간 23%가 늘었다. 11만4000명”이라며 “세분화하면 개원가 3.8% 늘 때, 봉직의는 1.4% 늘었다. 개원가 훨씬 더 많이 늘고 병원에 있는 봉직의는 조금 느는데 그쳤다”고 근거를 댔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가 근거로 제시한 3가지 보고서의) 장기추세에 의료이용 수준과 고령화 모델을 감안했는데, 70~80%는 거의 맞는 거 같다”고 인정하면서도 “지금 국민이 과거보다 건강한 삶을 보이고 있고 관리를 잘한다면 반영치가 달라질 수 있다. 과도한 의료 이용횟수도 줄여나간다면 1만명 증원보다 오히려 의사수를 줄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AI 기술이 발달해 앞으로 10명의 몫의 업무를 1~2명이 하는 것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10년 후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태에서 한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민수 차관은 “3개의 보고서의 공통점은 앞으로 의사수가 1만명이 부족할 거라는 점”이라며 “현재도 의사가 5000명 정도 부족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러면 1만5000명이 부족한건데, 1만명은 증원으로 채우고 5000명은 기술의 발전, 예방 강화, 의사인력 재배치를 통해 흡수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단체에서는 AI가 도입되면 과거보다 더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어 의사를 오히려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기술발달로) 의사의 진단시간이 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술 등에 들어가는 시간을 50%로 줄일 순 없을 것”이라며 “(기술발전이) 기본줄기 흐름을 바꿀 순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전공의들은 77시간을 일한다”며 “과거엔 더 많이 일했다. 그런데 앞으로 더 줄여나가야 하지 않겠나. 의대정원을 증원하지 않고선 이것을 막아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