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장마’ 이제부터…강한 ‘비구름떼’ 머물며 수도권 250㎜ 많은 비

by김범준 기자
2023.07.12 14:46:59

13~14일 중부지방 시간당 30~80㎜ 강한 비
북쪽 한랭건조, 남쪽 온난다습한 공기 만나
길고 좁은 ‘정체전선’ 오르내리며 곳곳 폭우
"작년 8월 8일만큼 아니지만 호우 대비 필요"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내일(13일)과 모레(14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장마(정체)전선이 형성되면서 예상 강수량 최고 25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중부지방 일부 강수 집중 지역에서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80㎜ 수준의 매우 강한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도 전망되면서 기상청은 침수 피해와 안전 사고 등 각별한 호우 대비를 당부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폭우 속에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기상청은 오는 13~14일 양일간 한반도에 동서로 길고 폭이 좁은 정체전선이 형성하면서 전국에 50~100㎜의 많은 강수량이 예상된다고 12일 수시 예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특히 13일 오후부터 중부지방에 정체전선이 머물면서 수도권 250㎜ 이상, 강원내륙·산지와 충청북부에는 200㎜ 이상 강한 비가 곳곳에 쏟아질 전망이다. 이번 정체전선은 14일 오후부터 남하하면서 제주도 5~40㎜ 등 남부지방에도 강한 비가 내리겠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13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전반적으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에 대량 유입하면서 폭넓은 지역에 비가 내릴 전망”이라며 “13일 오후부터는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만난 대기층이 압축되면서, 14일까지 강수 강도가 강하고 범위가 좁은 비구름떼가 점차 강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장마전선의 형태는 지난해 8월 8일 서울에 시간당 최고 141.5㎜ ‘물폭탄’ 수준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졌을 때처럼, 길이는 동서로 길고 폭은 남북으로 좁은 띠 모양의 비구름떼다. 따라서 전선 바로 아래 놓인 지역에는 산발적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겠지만, 비껴간 지역에서는 소강상태를 보이는 등 비구름떼 안에서도 지역별 강수 편차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8월 8일 당시 서울에 시간당 최고 140㎜가 넘는 집중 호우로 관악구에서는 도림천이 범람해 인근 도로와 반지하 주택이 침수됐고, 강남역 일대 강남구와 서초구에서는 건물 지하주차장과 저지대 도로가 성인 가슴 높이 이상까지 빗물이 차는 등 큰 침수 피해를 입었다.

박 예보관은 “작년 8월 8일은 매우 강한 비구름떼 형성됐고 한곳에 오래 정체하면서 매우 강한 비가 특정 지역에 집중했다”면서 “현재 대기층이 가지고 있는 수증기량이 매우 풍부해 이번에도 강한 비구름떼가 발생할 순 있지만, 많을 경우 시간당 30~80㎜ 수준의 강수 강도와 지속 시간을 고려했을 때 지난해 8월 8일 수준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장마전선은 오는 18일쯤까지 한반도 상층부에서 남북으로 오르내리며 전국에 영향을 주겠다. 소강상태를 보이는 지역에서는 기온이 상승하고 대기 중 높은 습도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낮 최고기온 32도 안팎의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제주도는 아침 최저기온이 25~27도를 보이며 열대야가 지속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