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만에 백두대간으로 돌아온 백두산호랑이

by박진환 기자
2017.01.26 11:39:07

산림청, 백두산호랑이 수컷2마리 호랑이숲에 이송 완료
한반도의 마지막 호랑이, 1921년 경주 대덕산에서 포획
호랑이 숲, 백두대간수목원 내 최적의 서식 환경지 조성
안정과 적응 훈련 거친 뒤 일반 국민들에게 공개될 예정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백두산호랑이’가 100년 만에 백두대간으로 돌아왔다. 멸종위기종인 백두산호랑이는 1921년 경주 대덕산에서 잡힌 호랑이가 남한에서 확인된 마지막 개체다. 백두산호랑이는 안정기간과 적응 훈련을 거친 뒤 대중에 공개된다.

산림청은 백두산호랑이 수컷 2마리를 경상북도 봉화군에 위치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내 호랑이숲으로 안전하게 이송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이송된 호랑이는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의 ‘두만(15살)’이와 대전 오월드에 있던 ‘금강(11살)’이다. 2마리 모두 한·중 산림협력회의를 통해 산림청이 중국에서 기증받은 호랑이다.예민하기로 유명한 호랑이를 이송하는 작업은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 25일 오전 수의사와 사육사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무진동 항온항습 차량에 오른 두만이와 금강이는 시속 70여㎞의 속도로 조심스럽게 옮겨졌다. 백두대간수목원에 도착한 호랑이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산림청은 한반도에서 사라졌던 ‘백두산호랑이’를 백두대간 숲에 첫 방사함에 따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전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유전형질이 우수한 호랑이 10여마리를 추가 도입한다.

‘호랑이 숲’은 국내에서 호랑이를 전시하는 가장 넓은 곳(4.8㏊)으로 자연 서식지와 최대한 유사한 환경으로 조성된다. 조성작업이 끝나면 동물원 우리에 갇힌 호랑이 대신 숲 속에서 뛰노는 백두산호랑이를 만나볼 수 있다. 이를 위해 국립수목원은 국내 최고 수준의 진료와 사육환경을 갖추고 24시간 관리체제로 호랑이를 관리하고 보존할 계획이다.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서는 호랑이 숲 내에서만 방사하고, 탈출할 수 없도록 안전펜스를 설치했다.

‘백두산호랑이’는 ‘한국호랑이’로 불린다. 현재 전 세계에는 수마트라 호랑이, 인도벵골호랑이, 말레이호랑이, 아모이남중국호랑이, 인도차이나호랑이, 시베리아(백두산)호랑이 등 여섯종류의 호랑이가 있다. 이 가운데 만주와 연해주, 한반도에 살고 있는 백두산호랑이는 몸무게가 최대 300㎏ 이상으로 열대지방 호랑이에 비해 30% 이상 크며, 활동영역도 1300㎢로 인도 벵골호랑이에 비해 70배 넓다.

백두산호랑이는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먹잇감 감소, 밀렵으로 멸종위기에 있지만 아직 450마리가 연해주를 중심으로 러시아, 중국, 북한 접경 서식 중이다.

1921년 경주 대덕산에서 잡힌 한반도 마지막 호랑이.
사진=산림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