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전미영 기자
2002.07.25 16:27:16
[edaily 전미영기자]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24일(현지시각) 500포인트 가까이 폭등한 것을 비롯 미 주식시장이 5일만에 급반등함에 따라 과연 이날의 랠리가 지속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부 투자자들은 대량 거래를 수반한 이날 미 증시의 급등을 두고 "바닥을 쳤다"고 해석하고 있는 반면 지난 5일과 같은 "반짝 랠리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지난 5일 다우지수는 3.6% 상승했으나 이후 2주 동안 10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다우지수의 일일 상승폭 최대치 8개 가운데 7개가 2000년 기술주 거품 붕괴 이후 수립된 기록이라는 점도 이 같은 비관론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가뭄 끝의 단비"와도 같은 전장의 랠리를 통해 미 증시의 바닥 신호를 찾으려는 시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월가 전략가들은 특히 더 그렇다. 비안코리서치의 선임 분석가인 존 코사르의 전언에 따르면 "모든 이들이 바닥을 정확하게 예측함으로써 영웅이 되고 싶어하는 상황"이다.
머니매니저들 사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인터내셔널 스트래티지&인베스트먼트(ISI)는 이번 주 초 "약세장의 바닥 징후"(Signs of Possible Bear Market Bottom)이란 보고서에서 8개 항목을 제시했었다. 이 보고서의 작성자 가운데 한 사람인 제이슨 트레너는 증시 바닥 확인에 필요한 8개 항목 중 뮤추얼펀드 대량 환매를 비롯한 6개는 이미 충족됐다고 말했다. 트레이너에 따르면 아직 실현되지 않은 조건 가운데 하나는 채권시장 랠리이고 다른 하나는 더 이상 바닥론이 관심을 끌지 못하는 상황, 곧 바닥 논의의 종결 뿐이다.
비안코리서치의 코사르는 "바닥을 찾는 건 유령 찾기와 마찬가지로 부질없는 짓"이라면서 바닥론 자체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유령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결코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사르도 나름대로의 바닥 지표를 갖고 있다. 그는 30년물 미 국채 선물의 미결제 규모를 통해 주식시장의 흐름을 점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채 선물 미결제 규모는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채권시장으로 몰려들었던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의 랠리 가능성을 의식해 채권을 밤새 보유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최근 연말 다우지수 목표치를 하향조정한 바 있는 살로먼스미스바니의 전략가 토비아스 리프코비치는 S&P500지수 소속 기업들의 배당률과 3개월 만기 미 국채와의 수익률을 증시의 흐름을 파악하는 지표로 삼고 있다. 약세장의 초기엔 3개월물 국채 수익률이 배당률을 상회하지만 이후 주가가 떨어지면서 배당률이 올라가게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돼 배당률이 국채 수익률을 뛰어 넘는 경우 자금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몰리게 된다는 것이다. 레프코비치는 최근 주식시장의 급락으로 S&P500지수 종목들의 배당률은 2% 까지 상승했고 3개월 재무부채권의 수익률은 1.66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주식 배당률이 국채 수익률을 상향 돌파한 이전의 사례에 비춰볼 때 이후 6개월 동안 주식시장은 평균 8.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프루덴셜증권의 수석 계량전략가 에드 케온은 기업실적 추정치와 현 주가간 격차를 통해 바닥의 가능성을 찾았다. 그는 S&P500지수 소속 기업들의 12개월 후 수익이 주당 57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나 현 주가는 이를 주당 35달러로 보는 선에서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나친 격차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편 자산운용사 블리아드, 비엘&카이저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피터 힐은 "일부 고객들은 극단적으로 낙관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하고 자신도 시장이 전환점에 다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지표들이 미 증시의 바닥을 시사하고 있기는 하지만 "더 이상 바닥론이 제기되지 않을 때가 진정한 바닥"이란 말을 떠올린다면 24일의 랠리 지속을 낙관하기는 건 시기상조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날 발표가 예정된 주요 경제지표들은 일단 상승 흐름 지속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6월 미 내구재주문은 0.5% 이상 상승해 기업 자본지출의 증가와 관련해 청신호를 보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보다 소폭 상승하고 6월 기존주택판매는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수 선물의 흐름은 좋지 않다. 한국시각 오후 4시 4분 현재 S&P500지수 9월물은 3.00포인트 하락한841.00을, 나스닥100지수 9월물은 12.00포인트 떨어진 940.00을 나타내고 있다. 다우지수 9월물 역시 55포인트 내려 8150.00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