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채널 폐기 선언한 北…통일부 “통신선 유지돼야”(종합)
by김미경 기자
2020.06.09 11:41:44
“소통 기본수단으로 정부 유지 입장”
낮 12시 상황 지켜보고 대응하겠다
남북 간 직통전화 단절 사례 총 6번
대남, 대적사업 전환엔 특별한 입장 없어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통일부는 9일 북한이 남북 당국 간 모든 통신연락 채널을 차단·폐기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남북 통신선은 소통을 위한 기본 수단이므로 남북 간 합의에 따라 유지돼야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측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오전 개시통화에 무응답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밝히며 “정부는 남북합의를 준수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통신선이 소통 기본 수단이고 이것이 남북 합의에 의해 개설된 만큼 합의 준수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통신연락 채널 차단 시점을 이날 정오로 정한 것과 관련해선 “그 기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또 판문점 채널 차단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남북 간 모든 통신선이 오늘 연락사무소와 마찬가지로 통화가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이날 연락사무소를 중단한 것 외에 남측에 별도의 전통문을 보낸 것이 있냐는 물음엔 “북측으로부터 받은 전통문이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통신선 차단을 연락사무소 폐쇄로 봐야하는지 묻는 취지의 질문에는 “낮 12시 이후 상황 지켜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화시도는 (통상적으로) 오전 9시와 오후 5시에 이뤄지는데, 북한이 오늘 12시 정오 이후 연락선을 차단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상황을 보고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이 통신선 단절의 명분으로 삼은 대북전단 살포 규제와 관련해서는 “지금 다각적으로 검토가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번 건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총 6건의 남북 간 직통선 단절 사례가 있었다”며 “전통문이나 방송, 주로 성명을 통해 미리 알리거나 아무런 조치 없이 일방적으로 중단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 남측의 연락사무소 연락 개시 통화에 무응답했다. 북한은 이날 북한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남북간 모든 통신선을 끊겠다고 예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대남사업 부서들의 사업총화회의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 계획들을 심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이 ‘대적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한 데 대해 통일부는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북한은 ‘단계적 대적사업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오늘 12시 이후 진행 상황을 보면서 대응하겠다”고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