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4대 변수]③갈 곳 잃은 중도·보수, '전략적 선택'은?

by정다슬 기자
2017.05.07 18:36:56

부동층 20~30%에 달해…사전투표율, 호남>영남 양상 '뚜렷'
"전략적 선택하기에 정보 부족해"
安·洪 "내가 文 꺾을 후보" 부각에 총력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이 나오면서 아직 갈 곳을 잃고 여러 후보 사이에서 떠도는 보수·중도층의 선택이 최종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즉, 이들이 야권·진보층으로부터 지지율이 높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선택하느냐 보수 정당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냐에 따라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4일 발표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2차 여론조사에 따르면(월드리서치, 지난달 28~29일 전국 15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29.2%는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부동층은 20~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동층 유권자들의 정치적 성향은 대체로 보수·중도층으로 분석된다. 실제 사전 투표율을 보면 야권 강세 지역인 호남은 전체 유권자 462만 5365명 중 141만 911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해 전국 평균(26.06%)을 웃도는 사전투표율(33.08%)을 기록한 반면 보수 지지층이 두꺼운 영남권(24.92%)은 상대적으로 낮은 모습이 나타났다. 특히 ‘보수의 심장’인 대구의 사전투표율은 22.28%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중도·보수층은 홍 후보와 안 후보 사이에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 여론조사는 두 후보 사이의 명확한 우위를 보여주지 못 했다”면서 “여기에 연휴 등으로 유권자의 관심이 선거보다는 휴가, 여행, 가족 등으로 분산되면서 파괴력 있는 전략적 선택이 일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안 후보와 홍 후보는 ‘여론조사 깜깜이 기간’ 동안 자신이 문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는 것을 부각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제19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마감일인 지난 5일 오후 서울시 종로1·2·3·4가동 사전투표소가 마련된 종로구청에서 투표를 마친 유권자가 인증샷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수]
안 후보 측 박지원 국민의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이 양강구도를 다시 복원시켰고 안철수 바람을 살려냈다”며 “반드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의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을 맡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행히 국민의 뜻이 조용히 모아지고 있는 것 같다. 2012년 안풍이 다시 일어나는 기운을 느낀다”고 적었다.

홍 후보는 이날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경남을 찾아 보수층 결집에 나섰다. 홍 후보는 이날 창원과 통영 유세에서 “호남에서 사전투표를 열심히 한 것은 우리에게 아주 좋은 일. 광주에서 안철수가 표를 반만 먹어주면 나는 무조건 이긴다”면서 “영남 사람들이 90% 투표에 난에게 확 몰려들면 내가 무조건 청와대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잇따라 글을 올려 “(문 후보를 앞지른) ‘골든 크로스’를 넘어 승리의 길로 가고 싶다”며 “민심은 홍심(洪心)이다. 문(文) 닫고 철수(安)하라‘는 게 요즘 유행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